직업건강 신춘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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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업건강 신춘문예 우수작 >
향기를 전하는
바람이 되고 싶다...
글. 이수빈 주) 모트롤 보건관리자
매섭던 바람과 따뜻한 남쪽 지방에 어울리지 않았던 눈이 유난히 많이 내린 겨울이었다.
춘분이 지났으니 이제 봄은 그 문턱을 넘어 성큼 코앞으로 다가선 것은 틀림없는 사실.
봄이 되면 모든 사물이 살아나는 것 같아서 나 역시 생기가 꿈틀거려짐을 느낀다.
내 몸 구석구석 여기저기에서 스물 스물 뭔가 기어 다니는 듯한 아지랑이 같은 기운들이..
따뜻한 햇살아래 벌써 꽃눈이 조롱조롱 맺혀가는 나뭇가지를 보면서 이미 나의 후각은 봄을 더듬어 쫓아가고 있는 것 같다.
봄의 향기를..꽃의 향기를..
향기는 꽃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에게도 향기가 있다.
사람은 향기를 지니고 산다.
그리고 그 향기를 피우면서 살고 그 향기가 다 날아가면 그때 사람은 죽는가보다.
호랑이가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고 했던 옛말이 있지만 죽어서도 향기가 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람에게서 향기란 뭘 뜻하는 걸까?
향기 나는 말 한마디..
그 사람의 말에서 향기가 난다면....
우리는 날마다 많은 말을 하며 살고 있다.
그중에는 아름다운 말이 있는가 하면 남의 가슴에 상처를 남기는 말도 많을 것이다.
말속에도 향기와 사랑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짧은 세상 살다 가는데 좋은 말만 하며 살아간다면 듣는 이나 말을 하는 이에게나 모두
가슴에 넘쳐나는 기쁨과 행복이 올 것이다.
늘 향기를 안고 다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그 향기를 전하는 바람이 되고 싶다.
물도 ‘사랑 합니다’ 라고 몇 번 말한 뒤에 보면 아름다운 결정체를 만들어 사랑받고 있음을 표시한다고 한다.
꽃도 ‘예쁘다’ 라고 항상 말해준다면 더 곱고 아름다운 빛깔로 피어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의 혀는 이렇게 아름다운 행복한 말과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불행의 말을 동시에 뱉어낸다.
나 역시 얼마 전 이런 경험을 톡톡히 실감했다.
한순간에 내뱉어진 말 한마디를 들음으로 하루 종일 고통에 시달렸고 한달을 병마에 시달리고 있다.
그 위력이 참 대단한 것 같다.
말이란 순간적으로 내뱉어지고 나면 주워 담을 수 없기에 후회해도 소용없다고 했지만
그 말로 인해 받게 되는 충격은 엄청난 파도와 같은 힘을 지닌 것 같다.
한순간에 무너져 버리는 그리고 한없이 나약해져 버리는 나 자신을 보게 되었다.
말 한마디의 위력..
나는 향기 나는 말을 많이 하고 싶다.
그리고 그 향기 가득 사랑을 실어 여러 사람에게 전해주는 바람이 되고 싶다.
지금껏 건강상담을 하면서도 이건 하면 안 된다. 저것도 하면 안 된다.
만약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이런 병에 걸려서 고생하게 된다. 라는 불행한 말만 해왔었지만
이제부턴 이렇게 하면 이런 부분에서 좋고 저렇게 하면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니까 하는 것이 어떨까요?
라는 긍정적인 말로 방향 전환을 해야겠다.
항상 자극이 되어야만 생활에 개선이 이루어진다. 라는 생각만으로 상대방을 불행하게 했던 말만 해왔던 나의 향기..
아무리 비싸고 좋은 향수도 때와 장소가 맞지 않으면 불쾌한 냄새로 받아들인다고 했던 것처럼나의 말들이 상대방으로 해서 생활의 개선이 이루어지는 좋은 향기로 작용을 했다면 모르지만 불쾌한 냄새로 작용을 했다면 그 사람의 생활개선은 이루어지지 않고 항상 그 상태 그대로를 유지해 왔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말속에는 향기가 있고 우리는 그 향기를 계속 피우면서 살아간다.
나 역시 지금껏 무수하게 향기를 뿌리고 다닌 셈이다.
하루에 몇 군데 사업장을 방문하고 또 방문한 사업장에서 건강상담을 위해 만나는 사람들에게 난 무수히 많은 말을 하며 하루하루를..그리고 한달 두 달을..그러면서 일년 이년..이런 생활을 10년을 넘게 해왔지만
정작 나의 향기가 얼마나 좋은 향기로 전해졌는지에 대해서는 되돌아볼 여유로움이 없었다.
이제 그 여유로움을 찾아보고 싶어지는 봄이 시작되었다.
나의 향기는 은은하게 방안가득 휘 감도는 난초와 같이
결코 진하지도 않고 불쾌하지도 않는 좋은 향기로 기억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난 좋은 향기를 전하는 바람이 되어 나의 향기가 다 하는 그날까지
이수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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