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29 No.5 2022 Se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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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이고 과학적인
보건관리의 발전을 위해

글. 김현정

  • 포스코건설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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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코로나19는 2년 넘게 유행하고 있고 사업장 보건관리자는 조금씩 변경되는 방침에 따라 어떻게 이행해야 할지, 다른 사업장은 어떻게 진행하는지 정보를 파악하고 최적의 판단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일상이 계속되고 있다.

불과 3개월 전까지만 해도 나도 출근하면 코로나19 감염자를 파악하고 보고하고 여느 보건관리자의 생활을 하고 있었었다. 10여년 동안 보건관리자 업무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많은 경험을 하면서 나름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행복하고 보람된 일도 많았지만, 옛날에는 미래의 나의 모습이 기대되고 더 큰 꿈을 꾸게 하고 그 기대되는 상상들로 힘이 나고 행복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시간이 갈수록 그 기대와 상상들이 불안해지고 현실적 벽을 느끼게 되었다.

보건관리자 업무를 하면서 간호사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점점 보건관리라는 업무를 후회하게 되는 상황들과 환경들이 생기면서 속상하고 답답한 마음으로 최근 몇 개월을 보냈던 것 같다.
그러나 우연히 또 다른 기회가 왔었고 큰 용기를 내어 이직에 성공하여 현재는 건설회사에서 근무 중이다. 이직하면서 많은 분들의 도움과 조언이 있었는데 나름 늦은 나이에 여러 힘든 사정으로 이직하게 되어서인지, 몇 년 전 좋은 분으로부터 예쁜 구두를 선물 받은 덕분인듯하여 더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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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한 건설회사에서는 더 이상 보건관리자 업무를 하지는 않는다. 가끔은 지겹고 벗어나고도 싶었던 일이었는데 생각보다 홀가분함보다는 아쉬움이 컸다. 더 하고 싶었던 일들도 있었는데 이젠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또,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들으며 근무할 수 있는 업무였는데 이젠 들을 수 없다는 것에 그리고 열심히 한다고 했었지만 지난 보건관리 업무에 대한 후회와 허전함이 잠시 크게 밀려왔었다.

현재 맡은 업무는 보건관리자로서의 실무를 하지는 않지만, 전국 프로젝트 현장 보건관리 업무를 지원 및 기획하는 것을 담당하고 있다. 보건관리자 실무와는 조금 다르지만 보건관리자 경험과 나름 보건관리 분야 공부를 계속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보건관리자로 근무하면서 혼자 공부하는 것에 한계를 느껴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는데 더 시야를 넓힐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또한 인간공학 기사와 산업위생관리기사 자격증도 취득하여 보건관리자로서 업무를 이행하는데 좀 더 전문적으로 이해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요즘 젊은 보건관리자들에 비해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했지만, 더 늦지 않게 한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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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말 지역별 보건관리자 협의체 회의를 참여하였다. 지역별 SNS 활동 등을 지원하고 보건관리 애로사항을 접수하여 개선하기 위한 활동이었는데 많은 생각들과 함께 정신이 번쩍 들었다. 생각지 못한 부분에 대한 애로사항도 많았고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생각과 처음 보건관리자로 근무할 때 느꼈던 의욕과 열정이 다시 들었다.

건설업 보건관리자 법정 선임 제도는 아직 10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리고 건설업 보건관리자는 정규직보다는 프로젝트 계약직이 대부분이며 보건관리 경력이 없는 분들이 다른 분야 보건관리자에 비해 많다. 그러나 산업위생기사, 간호사, 대기환경기사, 인간공학 기사 등 다양한 전공의 보건관리자로 구성되어있어 서로 잘 교류하고 소통한다면 업무하는데 시너지를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들었다. 사업장마다 1명씩 선임되어있는 일반 사업장의 보건관리자보다는 업무하는 데 덜 외로울 것 같았다. 실제 이직 전 보건관리자 업무를 하면서 지부 보건관리자분들의 On/Off-Line의 조언과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직업건강협회 회원에 가입되어 있었으나 오랫동안 지역별 지부가 있는지 어떤 활동을 하는지 몰라 혼자 법규 찾아보며 지역사회자원을 찾아보며 달팽이처럼 등에 업무를 메고 무게를 견디며 느릿느릿 걸어갔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지부 회장님을 통해 지역 보건관리자분들과 교류를 시작하면서 업무를 다양한 방법으로 훨씬 더 여유 있고 쉽고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직업건강협회가 보건관리 업무와 보건관리자 역량 향상을 위해 많은 활동들을 하고 있는데 그 중 지역별 지부 활동에 지속적인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 지부 활동은 직업건강협회 활동 중 보건관리자들에게 가장 피부로 와닿고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활동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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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설 현장에서는 “Smart Safety”를 위해 IT 기술을 이용하여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고 있다. 현장 입구에서는 대시보드를 통해 간단한 현장 정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고, 무선 이동식 카메라를 통해 불안전한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그 내용은 빠르게 공유된다. 사람과 이동식 중장비에 부착된 감지 센서로 추돌을 예방할 수 있고 밀폐공간의 가스농도는 자동으로 체크가 되고 상황판과 휴대폰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실제 현장에서 사용하는 “Smart Safety” 기술은 다양하고 앞으로 더 발전해갈 것이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보건관리분야의 기술적 발전은 어떠했는지 돌아보게 된다.

사업장마다 다르겠지만 보건관리를 위한 기본 시스템조차 사업장에서는 후순위이고 그나마 2015년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이 화학물질관리법과 화학물질등록평가법으로 개정되면서 각 회사에서는 화학물질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사용하는 곳이 많아졌다. 보건관리 업무는 개별 작업환경이나 근로자 특성에 따라 각각 관리가 달라지고 누적 기록관리 또한 중요하다. 그러다 보니 소소하게 본 업무 외 시간이 소비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엑셀로 정리되고 있는 자료들은 대부분 시스템화할 수 있고 보건관리자의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보건관리자로 근무하면서 자체적으로 전산 작업을 의뢰하여 시스템화 하여 사용하기도 하고 다양한 보건분야 업무를 의뢰해 봤지만 다른 업무에 밀려나거나 비용이 드는 경우에는 아예 번외가 되는 것을 겪으며 많이 속상했었던 경험이 있다.

조금씩 보건관리 분야의 중요성과 관심도 높아지고 있고 앞으로는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보건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메타버스를 통한 교육이나 Wearable Robot처럼 개발되었지만, 아직 사업장에서 상용화되지 않은 많은 기술들이 있을 것이다. 사실 건강증진 프로그램은 이미 잘 만들어진 앱들을 이용해도 되고 Wearable 도구를 통해 자가 건강관리분야에서는 이미 “Smart Health”가 도입되어 있다. 앞으로는 보건관리에도 많은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방법이 개발되고 빠른 시일 내 상용화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간호학을 전공하고 보건관리 업무를 하게 된 것을 행운이라 생각하고있다. 앞으로는 다른 보건관리자분들도 그런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성심으로 지원하고 도움을 드리고 싶다. 또한 보건관리 분야가 발전하여 노동자분들이 일터에서 더 건강해지는 날이 조속히 오기를 간절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