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관리자의 하루
본문
나의 일상으로 초대합니다.
글. 이영숙
- 현대 두산 인프라코어 보건관리자
안녕하세요! 저는 현대 두산 인프라코어에서 근무 중인 이영숙 보건관리자입니다.
우선, 제가 근무하고 있는 현대 두산 인프라코어는 굴착기와 로더로 대표되는 건설기계, 디젤 및 가스 엔진 등을 제조하며, 해당 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비상하고 있는 기계회사입니다.
그 중 안산공장은 부품센터이며 직원 수가 100명 이내이고, 협력사 인원이 150명 내외인 아담한 사업장이에요. 작지만 중장비 면허 취득 및 정비 직업훈련 관련하여 체계적, 단계적으로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술교육센터도 있답니다!
기술교육센터는 임직원뿐만 아니라, 외부인들이 주요 고객으로 이용하고 있어요.
2020년부터 코로나19로 인해 보건관리자 선생님들 일상이 많이 바뀌었을텐데요~
저 또한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기존 업무 외에 방역 업무를 추가로 맡게 되고, 방역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커지게 되면서 고마움을 표현해 주시는 직원분들의 응원에 방역 업무에 적극적으로 임하게 되었죠.
또, 올해 2월부터는 회사 내 간이 검사소 운영을 하게 되고, 직원 및 가족 포함하여 검사자 및 확진자에 대한 지침 안내를 본사에 매일 보고하고 있습니다.
간이 검사소를 운영하다 보면 직원들의 다양한 스토리의 하소연도 듣게 되고, 혹시 본인이 양성 나올 수 있으니 멀리 가 있으라면서 배려해주시는 직원의 말 한마디에 20년 동안 함께 한 직원들과 더 돈독해지고, 따뜻한 말 한마디로 지칠 수 있는 일상에서 풍요로움도 느끼곤 합니다.
20대 후반에 이곳에 와서 함께 울고 웃고 때로는 동생처럼, 언니처럼, 가족처럼 지내 온 직원들이 있기에 콧노래가 절로 나기도 합니다. 보건관리자로서 늘~ 나의 업무를 할 뿐인데… 배려와 감사 속에서 따뜻한 20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시대에 보건 업무 중 크게 변화된 것이 있다면 대면으로 하던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많이 줄이게 된 것인데요. 그래도 그 중에서 금연 클리닉은 개별 방문할 수 있어서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금연 시작한 직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이 있어 그 분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건장한 체격을 보유하고 계신 이분은 40대까지는 젊고 건강하다고 생각하여 꾸준히 하루 한 갑을 피우셨던 분이었어요. 그런데, 50대가 되면서는 몸에 이상 증상을 느끼게 되어 끊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고 제게 찾아오셨습니다.
-
“나는 보조제에 의존하지 않고 오로지 내 의지로 끊어 볼게요. 응원해 주세요”
직원의 결심이 꼭 이루어지길 바라면서 금연을 하시면서 받을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평상시 제가 좋아하는 자연과 힐링하는 방법을 설명해드렸습니다.
-
“OO님! 평소 흡연 장소로 오고 갈 때 하늘을 바라보세요.
화단에 심어진 나무나 꽃들이 얼마나 이쁜지 몰라요~
살다 보면 불안을 느끼거나 가슴이 답답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자연과 함께 호흡하면서 하늘을 보고, 나무와 꽃을 바라보세요.
먼 산을 보면서 심호흡하다 보면 불안감과 답답함이 어느 순간 사라질 거예요.”
그날 이후 현장 순회를 할 때 만난 그 직원분은 이렇게 말해주셨습니다.
-
“자연을 벗 삼는 것이 금연에 도움이 될 줄은 생각 못했어요.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고 표현을 해주셨고, 저 역시 굉장히 기쁜 순간이었습니다.
금연 선배로서 후배들한테 좋은 경험담을 얘기해 줄 것을 부탁드릴 때는 수줍은 웃음과 멋쩍은 모습으로 “허허” 하는 모습에서 금연의 의지와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죠.
그래서 저는 그분이 지금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이곳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안산공장은 인원은 적은 회사이지만, 회사가 산으로 둘러 쌓여 있어 늘 자연을 접하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변화를 쉽게 느끼게 되어 이곳에 다니고 있는 제가 얼마나 큰 행운아인지 모릅니다.
산으로 둘러싸인 회사를 다니다 보니 점심시간에는 등산할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습니다. 등산스틱을 잡고 30분 정도 등산을 하고 내려오면 적당한 운동으로 오후를 활기차게 보낼 수 있죠.
우리들은 다양한 곳에서 보건관리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처럼 제조업일 수도, 병원일 수도 또는 건설업일 수도 있겠죠. 이런 다양한 곳에서 근무하는 우리들이지만 생각하는 마음은 하나일 것 같아요.
바로 “내가 관리하는 근로자들이 안 아프고 건강하게 직장생활 하는 것!”
일하는 일터는 건물이 화려하고 멋지지도 않고, 그 곳에서 일하는 직원분들 또한 수수하고 평범합니다. 어느덧 20년이 흘렀지만, 수수하고 평범한 이곳에서의 일상이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서로를 배려하면서~~~~
이 일터에서 보건관리자로서 일상을 보내고 싶은 작은 소망이 있습니다.
저는 제 일터가 정말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