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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마스크 사용과 산업현장의 보호구 사용

글. 엄재영

  • 부천근로자건강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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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2020년부터 3년간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어내며 마스크 착용의 다양한 변화를 경험하였다. 코로나19 보건용 마스크의 적용은 우리 산업현장의 개인용 보호구의 적용과 닮아있다. 코로나의 가장 큰 대응은 확산 억제다. 왜냐하면 바이러스는 하나의 개체를 거칠 때마다 변이하기 때문에 최대한 확산을 막아야 한다. 산업현장에서의 유해인자도 다양한 방법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노출을 줄이는 것이 최대의 목표이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코로나?

처음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치사율이 상승하면서 전 세계가 엄청난 공포에 떨어야 했다. 각 국가는 앞다투어 방역 정책으로 봉쇄와 거리두기로 확산을 막아보려 했지만, 경제 활동의 위축으로 경제가 파탄 날 지경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다양한 방안으로 딜레마 극복을 찾으려고 노력했으며, 우선 확산을 막는 개인용 보호구로 ‘마스크 착용’을 시작했다. 그러나 보건용 마스크는 턱없이 부족했고 봄철 황사용으로 쓰려고 비치해 두었던 마스크마저도 부족하여 산업용 마스크를 사용하기도 했다. 결국 의료현장과 산업현장에서도 마스크가 부족하게 되었다. 수요와 공급 그리고 분배에서도 대혼란을 겪으며, 심지어 마스크 한 장 한 장을 차별 없이 나누는 것(공적 마스크 5부제 등)이 모두가 살아남는 법이라는 것을 체감했다. 이후 마스크 표준화와 의무화 그리고 백신의 보급 등 다양한 정책과 시민의 협조로 위기를 극복하였다. 이제는 마스크 의무화 해지에도 때와 장소에 따라 자율적으로 착용하며, 혹 마스크를 누군가 요청하면 흔쾌히 나누어주기도 한다. 다시 코로나가 유행하여도 방역과 경제가 더 이상 딜레마가 아니다.

어디에나 존재하는 일터의 보호구는?

산업현장의 보호구로 돌아가 보면 사실 보호구의 착용은 “불편한 것” 때문에 매번 외면당했던 것이 사실이다. 대표적인 보호구가 호흡용 보호구, 청력 보호구, 피부 보호구, 안전 보호구 등이다. 하지만 애써 구매한(비싸고 부족한) 보호구는 근로자의 사물함에 고스란히 보관되고 있으며 매번 회사의 운영위기가 오면 보호구 구매 비용 먼저 깎는다.
산업현장의 유해인자는 바이러스처럼 당장 목숨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우리의 생명을 위협한다. 특히 호흡기로의 노출은 더 치명적이다. 피부나 소화기 노출들은 피부장벽과 간문맥을 통한 해독작용을 거치지만 호흡기의 폐포 노출은 바로 전신 순환을 통해 온몸으로 전달된다. 인체가 방어할 사이도 없이 노출되는 것이다.
유해인자의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공정들을 기계화로 전환하고 있으나, 여전히 소규모 사업장의 현장은 유해인자와 거리두기가 어렵다. 또한, 보호구가 일회용으로 사용할 만큼 넉넉한지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 각 회사의 안전보건 비용은 아예 없거나, 최소한으로 책정되어있어서 일회용 보호구를 한 달에 한 번 지급하는 회사도 있다.

보호구 담당자는 누구?

사업주들은 최근 산업안전보건법은 물론 중대재해처벌법, 환경법 등 각종 규제에 사업주 책임을 물으니 어려워서 그냥 안전보건 담당자를 정해 두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근로자들도 안전보건 업무는 따로 있으니 나의 업무는 아니라고 외면한다. 보호구도 안전보건 담당자가 선정하고 구매하고 지급한다. 착용은 근로자의 몫이었다.
얼마 전 소규모 사업장 방문 때의 일이다. 소음이 95dB 정도 측정되어 공정을 둘러보러 작업장으로 이동하고 있었는데, 근로자 한 분이 나에게 소음이 심하다며 귀마개를 건네주셨다. 그리고 웃으면서 착용법은 알죠? 하면서 보호구가 담겨있는 상자를 보여주셨다. 보호구 담당자신가요? 했더니 ‘우리가 담당자’야 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안전보건 담당자의 캐비닛이 아닌 근로자 곁의 보호구 박스~!

코로나는 언제든 다른 이름으로 우리에게 돌아올 것~!

코로나는 매번 다른 얼굴로 우리에게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두려움 대신에 방역수칙과 가방에서 마스크를 꺼내서 쓸 것이며, 일터에서도 어떤 작업환경이든 안전 수칙을 지키고 불편함보다 필요성을 우선하며 보호구를 착용할 것이다.
바이러스로부터 일상을 지켜낸 마스크처럼 산업현장을 지켜낼 수 있는 것은 보호구일 것이다. 일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더 적절한, 더 효율적인 보호구를 곁에 두고 일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