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례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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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 보건관리를 이끄는
MVP 리더십
글. 이미영
- 디에이컴퍼니 대표
2016년 가천대 길병원에서 100명의 암환자들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환자들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놀랍게도 100명의 모든 환자가 인공지능 의사의 처방을 선택했습니다. 심지어 정신과 환자들 중 자신이 인공지능과 상담한다고 믿는 환자들은 인간과 상담한다고 믿는 환자보다 더 솔직하게 이야기했으며, 슬픈 감정도 더 잘 드러냈다고 합니다. 우리는 인간인데 이처럼 인간보다 인공지능에게 의지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요?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바로 ‘인간의 인간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지금 VUCA라 불리는 변덕스럽고, 불확실하며 복잡하고 모호한 환경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예측불가능성은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급가속화되었죠.
환경이 변하니 사람들도 함께 변합니다. 2022년 트렌드 코리아에서는 우리 사회의 개개인이 더 미세한 존재로 분해되며 극소단위로 분화되어 간다는 의미의 ‘나노사회’를 첫번째 트렌드 키워드로 꼽았는데, 2023년에는 개개인의 삶과 가치관에서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지던 전형성이 사라지는 현상, ‘평균 실종’으로 개개인성의 시대가 왔음을 트렌드로 꼽았습니다. 그만큼 ‘우리’라는 단어를 가장 일반적으로 쓰던 사람들이 하나의 개인으로 쪼개어지면서 핵심욕구, 가치관, 경험, 관점 등 다양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 속에서 우리는 성공적인 보건관리 환경을 만들어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 모두가 보건 전문가로서 조직 내 MVP(Most Valuable Player)라는 생각을 가지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먼저 보건 전문가로서의 직업의식이 필요합니다. 직장을 다니는 두 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한 명은 ‘직장인(職場人)’이고 다른 한 명은 ‘직업인(職業人)’입니다. 직장인은 일하는 공간인 장(場)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말하고 직업인은 그 업(業)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직업인은 자신이 찾은 그 역할을 통해 자기를 완성해가는 사람이죠. 여러분은 직장인으로 함께하고 계신가요? 직업인으로 함께하고 계신가요? 보건 전문가로서 사명을 가지고 이 업을 통해서 꾸준히 성장하고 계신가요? 꾸준히 성장함으로서 전문가라는 타이틀에 맞는 사람이 되어 있으신가요? 타인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더불어 모두가 건강한 조직,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가고자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면, 먼저 자신 스스로가 업에 몰입하고 업을 통해 성장하는 직업인으로 존재해야 할 것입니다.
한 대학의 장학기금 모금을 위한 콜센터 직원을 대상으로 동기부여 방안을 탐색하는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활동을 진행한 후 콜센터 직원은 평균통화시간이 2배 이상 증가하고 거두어들이는 기부금 액수 또한 2배이상 증가했는데요. 어떤 방법을 동원한 것일까요? 인센티브 지급, 복지 강화 등 다양한 동기부여 방안이 떠오르시겠죠? 그러나 이 콜센터 직원들을 동기부여 시킨 방법은 직원들이 거둬들인 장학기금으로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과 단 5분간의 미팅시간을 주는 것이었답니다. 놀랍지 않나요? 특별한 보수를 주지 않았는데도 내가 하는 일이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깨닫게 해주니 스스로 업무에 몰입도를 높였다는 것입니다. 사회에는 다양한 업이 있습니다. 그 업에 쉬운 일이 있을까요? 쉽지 않기 때문에, 늘 즐거울 수 만은 없기 때문에 적절한 보상이 지급되겠죠. 그 보상을 떠나 업에 집중하고 몰입하는 사람들은 그들만의 앵커(Anchor)가 있다고 합니다. 배를 정박시키는 닻처럼 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준이 되는 무엇인가가 존재한다는 것이죠. 그것을 ‘앵커링(Anchoring)효과’라고 합니다. 의사결정의 기준점을 활용해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해주는 직관을 말하는 것으로 번역하면 ‘닻 내림 효과’라 불립니다.
여러분은 지금 이 업에 어떤 닻을 내리고 있나요? 우리가 하는 일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조직, 사회, 세계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요? 조직의 성장을 이끌어가는 MVP라면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고 더 나아가 조직과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 말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건강한 조직을 만들기 위한 관계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혹시 지금 조직안에서 답답한 마음이 너무 심해 퇴사를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앞서 말한 2023 트렌드 코리아의 평균실종의 키워드가 다시 떠오릅니다. 사회가 예측불가능 해지고 개인은 다양해지고 있어 조직 안에서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협업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게 현실입니다. 그렇기에 전문성을 가진 리더의 소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죠. 그렇다면 소통을 방해하는 것에는 어떤 것들 것 있을까요? 전문성이 높을수록 빠지기 쉬운 ‘비양립성 오류’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비양립성 오류는 자신에게 중요한 가치는 상대도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믿는 경향을 말합니다. 즉, 자신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을 다른 사람도 중요하게 여길 것이라고 착각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거나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갈등을 겪게 되죠. 조직을 건강하게, 소통하는 조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이런 비양립성 오류에서 벗어나 상대의 생각을 존중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며 오해 없는 대화를 이끌어가야 합니다.
한 대학 교수 연구실에 학생이 찾아옵니다.
이 학생은 어떤 점수를 받았기에 교수 연구실까지 찾아와 학점에 대한 이유를 묻는 걸까요?
A0? B0? 이 학생은 A+ 최고학점을 받은 학생이었습니다. 이 학생은 왜 최고 학점을 받고도 이유를 물으러 왔을까요? 이런 세대를 2023 트렌드 코리아에서는 ‘피드백 세대’라고 표현합니다. 자신의 수행 능력에 대한 타인의 평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대로, 결과 뿐 아니라 그 결과가 나오게 된 과정에 명확하고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있어야 결과를 납득하는 특징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지금 우리가 함께 하는 다양한 구성원, 특히 그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왜 이러한 결과가 나왔고, 왜 이 일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요구합니다. 그렇다보니 이들과 건강한 조직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우리 보건 전문가들이 보건 의료 활동이 왜 필요하고 어떤 목적을 가지고 진행하는지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모두 옳은 것이다는 착각으로 다른 사람을 설득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윈윈하기 위해 충분한 근거를 통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하고 납득시킬 수 있는 리더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조직 내 MVP로 성공적 보건의료 현장을 만들어가기 위한 리더십을 이야기했습니다.
리더 중 탁월한 성취를 거둔 이들이 평범한 이들과 차이를 보인 90%가량의 특징은 인지능력이 아닌 감성지능에서 기인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적인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다른 요소들과 함께 직원들의 감정을 사려 깊게 고려하는 리더의 공감능력을 발휘해 함께 공존하는 건강한 조직을 만들어 가시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