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32 No.3 2025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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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건강대상 수상자 인터뷰지

글. LIG 넥스원 이미라 보건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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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직업건강대상은 경력 25년 이상이신 분들 중에서도 일하는 사람들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계신 산업안전보건 전문가를 선정하여 드리는 상입니다. 시상식에서도 좋은 말씀을 주셨지만,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수상 소감을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A

이 상은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을 묵묵히 지켜내는 모든 보건관리자분들과 함께 받아야 할 상이기에, 더욱 감사한 마음입니다. 지난 시간,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내가 하는 일을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늘 제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제가 받은 이 상이 후배들에게 ‘나도 언젠가 저 자리에 설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이 되었으면 합니다.

Q 비슷한 상을 수상하셨던 분들 중 많은 분들이 수상 사실을 알게 된 순간, 그동안의 현장이나 기억에 남는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고 말씀하시곤 합니다. 이미라 선생님께서는 수상 직후 가장 먼저 떠오른 순간이나 장면이 있었다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A

수상 소식을 들은 순간, 2000년 어느 날이 떠올랐습니다. 사무실에 홀로 남아 금연 프로그램을 만들며 밤을 지새우던 기억, 그리고 2001년 첫 사례 발표를 앞두고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돼 날달걀까지 먹었던 순간이 스쳤습니다.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잡았던 그날처럼, 저는 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마음 하나로 이 길을 걸어왔습니다.

Q 선생님께서는 소음 공정 개선 및 맞춤형 근골격계 질환 예방 프로그램 도입을 통해 ‘업무상 질병 제로’라는 목표를 달성하셨습니다.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까지 가장 중요했던 준비와 실천은 무엇이었나요?

A

저에게는 ‘현장을 이해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소음은 숫자로만 보면 잘 느껴지지 않지만, 그 속에서 일하는 사람의 불편과 피로는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개선점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맞춤형 예방 프로그램이 꾸준히 추진되고 있습니다. 정답은 언제나 현장에 있다고 믿습니다.

Q 선생님께서는 안전보건공단의 건강증진우수사업장 인증을 2011년에 처음 획득하신 이후 지금까지 그 인증을 유지하는 데 큰 기여를 해오고 계십니다. 이렇게 지속적인 성과를 보여주실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무엇인가요?

A

꾸준함이 가장 큰 무기가 아닐까 합니다. 매년 반복되는 작업처럼 보여도 ‘올해는 무엇을 새롭게 해볼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해왔습니다. 보건관리는 한 사람의 건강을 넘어 조직의 문화와 공기를 바꾸는 일이기도 하기에, 무엇보다 따뜻하고 책임 있는 태도로 임하려 노력했습니다. 그 작은 변화들이 차곡차곡 쌓여 지금의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Q 선생님께서는 멘토링을 통한 후배 교육과 양성을 10년 넘게 지속해오고 계십니다. 처음 시작하실 때는 어떤 마음이었는지, 그리고 지금까지 이어오시면서 그 마음이 어떻게 달라지셨는지 궁금합니다.

A

처음에는 단순히 ‘나처럼 길을 헤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저 역시 배우는 사람이 되었고, 후배들의 성장을 보며 ‘내가 이 일을 잘해왔구나’라는 작은 확신을 얻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제가 쌓은 경험이 누군가에게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기쁨입니다.

Q 사실 모든 직업이 그렇겠지만, 산업안전보건 관련 업무는 다른 직업과는 또 다른 특별한 보람과 고충이 따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일하는 사람의 건강을 지킨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직업건강 전문가를 꿈꾸는 학생들과 직업건강의 길을 선택한 후배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한마디를 해주신다면 무엇일까요?

A

이 일은 ‘보이지 않는 것들을 지켜내는 사람’이 되는 일입니다. 누군가의 삶의 리듬을 무너지지 않도록 조율하고, 그가 퇴근 후에도 무탈하게 가족과 밥을 먹을 수 있도록 돕는 일이지요. 힘들고 외로운 순간도 많겠지만, 언젠가 돌아보면 가장 따뜻한 자리였음을 알게 될 거예요.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당신의 속도로 천천히 걸어가도 괜찮습니다.

Q 대상 수상 이후에도 변함없이 이어가야 할 활동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앞으로 새롭게 이루고 싶은 목표나 도전해보고 싶은 영역이 있다면 무엇인지 들려주세요.

A

보건관리자로서의 현장 경험을 담아 첫 책을 집필했고, 앞으로도 ‘기록하고 나누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현장에서 얻은 지혜를 글과 강의로 전하며, 직업건강의 가치를 더 많은 사람과 나누는 것이 저의 다음 여정입니다. 이번에 출간될 책이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보건관리자가 일터에서 근로자에게 엄마 같고, 친구 같고, 때로는 가장 가까운 지지자가 될 수 있는 존재라고 믿습니다. 그만큼 따뜻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을 더 많은 분이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