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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의식(比較意識)은 열등감과 우월감에
빠지게 하는 불행의 지름길이다.

글. 오윤선

  • 한국성서대학교 (교육학박사/상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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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인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낮은가?

2023년 3월 20일, 유엔(UN)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ustainable Development Solutions Network)에서 공개한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5.951점으로 전체 137개국 중 57위, OECD 38개국 중에서는 35위로 나타났다. 한국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생애주기별 한국인의 행복지수 영향 요인」 연구보고서(2023)에서도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6.68점으로 나타났다. 주관적으로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전체의 34.7%에 불과한 것은  한국인의 행복도가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현저히 낮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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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회는 그 모습이 비슷하지만, 불행한 사회는 저마다 나름의 불행한 이유가 있다. 세계적인 행복 연구자 에드 디너(Ed Diener)는 한국 사람들이 높은 소득에 비해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원인으로 돈을 지나치게 중요시하는 마음과 다른 사람과의 비교의식 두 가지를 꼽았다. 한국인은 한반도의 특수한 역사적 배경과 더불어 의지와는 무관하게 물질에 관한 강한 욕구와 지위 및 석차에 따라 주어지는 보상 시스템에서 살아왔다. 따라서 자신도 모르게 인간의 본능 중 하나인 비교의식과 우월 및 열등감이 강화되고 내재화되는 경향이 있다. 비교의식은 생존과 번영을 위한 도전을 가질 수 있는 동기가 되기에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지나친 비교의식은 마음을 병들게 하고 타자와의 진실된 교류와 연대를 해친다는 점에서 결국 모두를 불행에 빠뜨린다. 이러한 비교의식은 혐오와 차별, 배제의 논리로 점철된 삭막한 사회 분위기를 만든다. 특히 비교의식의 방향 설정 오류에서 나오는 열등감은 상대와 자신을 비교하여 평가한 불쾌한 자기 인식을 통하여 자신감의 결여를 유발한다. 이는 일상에서 비정상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비교의식은 불행의 지름길이다

비교의식(comparison complex)은“우월의식이나 열등의식으로 빠져들어 가게 하는 파괴적인 비교의 태도” 또는 “우월의식이나 열등의식에서 나오는 병적인 비교의 태도”를 가리킨다. 비교의식의 증상은 자신을 상대방과 습관적으로 비교하여 생각하고 비교하는 말을 자주 하며, 비교의 결과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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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람들은 자신이 우월하게 되기를 지나치게 추구하고, 열등하게 비교당하는 것을 견딜 수 없어 하며, 자주 분노와 증오심을 표출한다. 또한 극단적이고 파괴적인 말을 쉽게 하고 돌발적으로 위협적인 행동을 취할 뿐만 아니라 신경질을 자주 부리며, 비꼬는 말을 잘하고 자주 좌절하여 불합리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는 모습을 나타낸다. 이와 같이 비교의식에 사로잡힌 사람은 비교의 덫에 빠짐으로 인해 자화상이 심히 위축되어 자신감을 잃고 위협과 불안의 두려움에 휩싸여 있는 모습을 보인다. 누군가는 이런 말을 했다. “인생을 비참하게 만드는 것은 가난에서 오는 슬픔도 아니고 실패에서 오는 고통도 아니다. 그리고 재능이 모자라서 내뱉는 탄식도 아니다. 가장 큰 비참함은 ‘비교’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왜냐하면 비교의식은 그 누구라도 낙담시키고 침체에 빠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인과 견주어 보는 것은 이웃을 평화와 친교의 대상이 아닌 경쟁과 시기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이고, 이런 사람의 이면은 깊은 열등감 또는 성공하고자 하는 강한 욕구를 내포하기 때문에 항상 갈등이 증폭된 의식에 휩싸여 있다. 그러므로 비교의식에 사로잡히면 스스로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항상 쫓기는 삶을 살게 되기 때문에 늘 고단하며, 매사에 불만이 많고, 경쟁 심리에 압박을 받아 긴장을 늦추지 않는 전투적 자세를 갖고 살아가게 된다. 따라서 경계를 넘은 비교는 자신을 황폐하게 하고 실패하게 하여 자기 발전을 저해하는 원인이 된다.

비교의식의 뿌리에서 나온 열등의식과 우월의식의 역기능적 현상

비교의식은 열등의식(inferiority complex)과 우월의식(superiority complex)을 가지게 한다. 열등의식과 우월의식은 같은 뿌리에서 나온 심리적 현상이지만 열등의식은 현실적 상태에 대하여 위축되거나 왜소하게 느껴지는 부정적 감정에 의해서 파생되어 나오는 의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형식으로든 부정적인 의식을 근거로 하여 목표를 추진하게 되며, 이로 인해 심리적 압박감 또한 매우 크게 나타난다. 열등의식을 가진 상태에서 이를 극복하고자 추진했던 목표의 중심에는 항상 비교 대상이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그들의 노력의 이면에는 언제나 부정적인 시각과 부정적인 의식이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비교 대상과 관련하여 비교 대상에 버금가는 수준에 있는 대상에 대하여는 존경이나 부러운 마음이 들겠으나, 비교 대상에 근접하지 못하는 대상에 대해서는 열등의식을 유발했던 원인이 가치 기준이 되어 오히려 비교열위(comparative disadvantage)대상으로 격하시켜 생각하거나 부정하는 태도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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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열등의식은 사람들에게서 자신감을 빼앗아버리고, 대인관계나 사회적인 상황과 역할에 불필요한 걱정과 두려움을 갖게 만든다. 이는 겸손과는 차원이 전혀 다른 것으로, 일종의 심리적인 위축감이 잠재의식 속에 깊숙이 숨어 있다가 외부로 표출되는 현상이다. 그러므로 열등감은 부정적인 마음을 끌어들여서 피해의식을 느끼게 하며, 상대를 미워하게 만들고 죄책감을 느끼게 한다. 그뿐만 아니라 자격지심을 초래하게 하여 결국은 자신을 외롭게 한다.
반면에 우월의식은 “내가 남보다 더 뛰어나다는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나보다 못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멸시하는 태도”를 말한다. 우월의식에 사로잡힌 사람은 자기 자신의 인격에 대해서 위협을 받으면 불안해지고, 그 불안을 피하기 위해서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자기가 남들보다, 또는 어떤 특정한 대상보다 더 우월하다는 생각과 말을 하며 행동하게 된다.
우월의식을 가진 사람들의 자화상은 위협을 느낀 복어 배처럼 한껏 부풀려 있으나 실상은 자신감이 부족하고, 불안하며, 자존감이 낮고, 남에게 인정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특징을 갖고 있다. 이러한 우월의식은 자신과 남을 민감하게 비교하는 병적인 사고방식으로 자신을 더욱 힘들고 지치게 하여 불안과 외로움을 가중시킨다. 그뿐만 아니라 허례허식을 중시하고 실속이 없는 행동을 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크고 작은 피해를 주게 된다.

비교의식과 열등감 극복을 위한 7가지 방안

첫째, 타인과의 비교의식을 낮추고 자신만의 절대적 매력으로 살아야 한다.

우리는 여러 면에서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우위를 차지하려고 노력한다. 이때 목적 없는 단순 비교만의 끊임없는 반복은 삶의 기력을 앗아가고 행복을 점차 멀어지게 할 것이다.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절대적 매력과 절대적 지위에 더 신경 써야 한다. 남들보다 뛰어나기보다 서로 다름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만의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한다. 우리 몸의 모든 지체가 경쟁자가 아닌 협력자이고, 우열이 아니라 차이가 있는 것처럼 우리 각자는 비교해야하는 ‘상품‘이 아닌 고유의 ’작품‘으로서 존재적 가치가 있다. 우리는 다른 존재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들이기 때문에 서로 비교하여 불행을 자초할 것이 아니라 발전해 나가는 나 자신에 집중하여 자신만의 절대적 매력을 발견하고 다듬어 행복의 열매를 맺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 행복의 발목을 잡는 열등감을 유발하는 원인을 직면해야 한다

열등감을 부정하거나 무작정 이기려 하는 것보다 내 안의 열등감의 원인을 먼저 찾아서 마주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 스스로 처음 상처 입혔던 말과 생각들이 정당하고 옳았는지를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혹시 자신이 이미 오래전에 이겨내고 고쳐낸 단점들 혹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단점에 지금까지 목매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거대해 보이는 열등감의 핵은 의외로 작고 사소한 것이다. 열등감은 자신의 생각에 따라서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것이다.

셋째,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전진해야 한다.

과거 혹은 현재의 상처가 열등감을 만들었다면 행복한 미래와 충실한 현재의 삶으로 그것을 이겨낼 수 있다. 그러므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분명한 목표를 정해서 충실하게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력은 자부심을 만들어 낸다. 스스로의 삶과 일상에 자신감과 자부심이 생기면, 열등감이 끼어들 자리는 없어진다.

넷째, 자신의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야 한다.

열등감 때문에 자신이 작고 하찮아 보인다면 지금부터 매일 거울 앞에서 자신과 주변의 장점을 하나씩 찾아 칭찬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작고 사소해도 좋고 타인이 알아주지 않는 부분이라도 좋다. 작고 사소한 선행부터 자신의 신체부위, 자신의 소소한 장점 등을 찾아 칭찬하다 보면 어느새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긍정적으로 변해 있을 것이다.

다섯째, ‘완벽한 나’ 대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추구해야 한다.

대개는 열등감의 반발작용으로 완벽해지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많다. 어쩌다가 완벽이라는 고지에 도달해도 열등감이 심한 사람은 자신을 높이 평가하는 대신 ‘운이 좋았어’라는 식으로 자신의 노력을 깎아내린다. ‘완벽한 나’라는 목표는 허상(虛像)이다. 존재하지 않는 허상을 향해 끝없는 달리기를 하는 동안에는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느낄 수도 없고, 타인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도 부족하게만 느껴진다. 완벽한 나에게 다가가려는 노력 대신에 있는 그대로의 나, 솔직한 나를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한다면, 훨씬 삶이 만족스러워지고 행복해질 것이다.

여섯째, 베풀고 봉사하는 삶을 추구해야 한다.

타인을 위해 봉사하고 선행을 베풀었을 때 느끼는 행복감은 만족스러운 물건을 샀을 때의 행복감을 넘어선다. 베푸는 삶은 자신의 삶을 보다 가치 있게 만드는 행위이며, 자신이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라는 것을 인식시켜 자존감을 높여 줄 수 있다. 자신의 힘으로 타인을 돕고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느끼게 되면 자존감도 높아지고 행복지수도 올라가게 된다.

일곱째, 비교의식으로 인한 열등감 문제가 심각할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서 치료적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열등감 치료를 위해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기법 가운데는 열등감에 기여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식별하고 해결하도록 도울 수 있는 대화 요법의 한 형태인 심리 요법과 부정적인 사고 패턴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인지 행동 치료(CBT)가 있다. 그리고 치료사가 개인으로 하여금 목표와 가치를 식별하도록 돕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개발하기 위해 그들과 협력하는 Adlerian 요법과 각 개인이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다른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고 동료들로부터 지원과 격려를 받게 하는 집단치료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개인의 감정에 집중하여 자신의 감정을 돌보고 자기 자비, 자기연민을 통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챙김 치료와 현실적인 목표 설정, 친구 및 가족 구성원의 지원 네트워크 개발 등을 통해서 열등감을 극복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우리 각 개인은 수평과 수직이 없는 무한한 우주에 태어난 한 개체의 생명체로서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귀한 존재이다. 따라서 남이 무엇을 이루었는지, 나보다 무엇을 더 가졌는지를 분석하면서 비교할 거리를 찾을 시간에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것에 대해서 공부하고 연구하며 한 걸음씩 나아갈 때 자존감도 높아질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상대 또한 존중하며 살아갈 때 열등감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