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직업건강인
본문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간략하게 회사소개와 부서 소개까지 부탁드립니다.
쿠팡 로지스틱스서비스 유한회사(약칭CLS)에서 로켓직구, 로켓배송, 로켓와우, 로켓프레시 배송업무를 하는 북경기 EHS 소속 남양주2캠프 보건관리자 송현진입니다. 저희 캠프는 배송업무를 담당하는 남양주 2캠프와 물류 서브허브의 남양주 2서브허브, 미니물류센터 형태의 남양주 2 FC로 구분되어 있고, 저는 이곳에서 업무하시는 근로자들의 건강증진과 질병예방에 힘쓰고 있습니다.
Q 직업건강협회지 표지모델이 되셨는데, 소감이 어떠신지요?
병원 중환자실에서 일하던 때부터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 ‘예방’입니다. 건강은 미리미리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해 왔죠.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보건관리자 일을 시작했습니다. 업무를 하면서 좌충우돌 부딪치고 넘어지고, 그럴 때마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다 보니 건강을 지키자는 생각 그대로 저는 단단한 다리와 팔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제 간호사 생활이 적힌 송현진이라는 책 속에 보건관리자로서의 삶이라는 책갈피를 꽂은 장은, 제 인생 이야기 속에 가장 임팩트 있고 중요한 순간의 페이지가 아닐까 합니다. 지난 날부터 직업건강협회지 표지모델이 된 오늘까지를 생각해보니 참으로 파란만장했지만 푸릇푸릇한 날들이었다 생각되네요.
Q 보건관리자 업무를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일화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다들 아실 겁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혹서기·혹한기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해 건강군과 관리군을 나누어서 혈압과 하루 컨디션에 대해 모니터링하는 것, 환절기 알러지관리, 미세먼지 건강장해, 자외선건강장해, 직무스트레스, 수면의 질, 유소견자(당뇨, 이상지혈증, 통풍, 안면신경마비, 일과성 허혈발작 의심)를 관리하는 것 등이, 밟아도 밟아도 일어나는 보리 새싹 같은 보건관리자의 고된 업무라는 것을요.
그런 반복되는 업무 속에 지쳐 있을 때, 저보다 나이가 많은 근로자님이 “앉지나 서지나 (저의 회사 닉네임인)지나님은 쿠친(쿠팡친구들) 생각들뿐.” 이라고 노래를 불러주고 가셨던 적이 있습니다. 그 순간 ‘말하지 않아도 다 보고 느끼시는구나’ 생각이 들면서 그간의 서러움이 스르르 녹아내리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한마디가 제게는 “이 일이 누군가에게는 닿고 있구나” 라는 확신을 주었고,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Q 업무를 하며 힘든 일이 있거나 지칠 때 슬럼프를 극복하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으시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타깝게도 건강증진과 질병예방 업무는 노력과 결과가 항상 인과적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아무리 열정적으로 근로자의 건강을 지키려 해도, 예기치 못한 산업재해가 발생하기도 하죠. 스스로의 노력이 무의미하게 느껴져 마음이 무너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저는, 가족을 위해 묵묵히 일하고 계신 근로자분들을 떠올립니다. 그분들 또한 저와 마찬가지로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기다리는 가족은 그 구성원이 건강하게, 무사히 돌아오길 바라겠지요.
가족은 ‘인생이라는 기차를 달리게 하는 연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근로자들을 제 가족처럼 여기며 대하려고 합니다. 어려움이 있을 땐 알려주고, 지쳐 있을 땐 달래주며, 산업재해로부터 그분들을 지켜주는 것이 제 역할이자 사명이라 믿습니다. 결국 근로자를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 그 직업적 사명이 저를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가장 큰 힘이자, 슬럼프를 극복하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Q 보건관리자로서 지녀야 할 역량 중 가장 으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공감능력입니다. 공감은 이해에서, 이해는 사랑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같이 일하는 관리자분이 저에게 걱정스레 이야기해주신 적이 있습니다. ‘매번 같은 증상으로 빈번히 건강관리실을 찾는 근로자를 받아주시는 게 버거우시지 않냐, 계속 그러시다 보면 선생님이 너무 힘들 것 같다’고요.
저는 그분께 ‘회사에서 나를 받아주고,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한 사람은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답해드렸습니다. 주변에 단 한 사람만이라도 본인 마음을 믿어주고 안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큰 힘이 된다는 걸 아실 겁니다. 근로자가 신체적 증상으로 다소 잦게 건강관리실을 찾더라도 공감으로 근로자를 대하다 보면, 후에 발생할지 모를 그분들의 심리적 고통 또한 사전에 예방할 수 있으니, 보건관리자에게 공감 능력은 참으로 중요한 덕목이라 생각합니다.
Q 향후 계획이 있으시다면 무엇입니까?
혹서기·혹한기 건강증진 활동을 근거로 하여 직업건강협회 우수사례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우수사례로 선정이 된다면 그걸 바탕으로 향후 보건관리자로서의 활동 방향을 이끌어줄 나침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지 않더라도 제가 했던 활동들을 수집, 정리, 피드백하다 보면 저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이정표를 세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협회나 보건관리자들에게 하고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한국직업건강간호협회의 보건관리자 역량강화 교육을 항상 들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교육 때마다 시기적절한 사회적 이슈와 직업건강 정보를 정확히 짚어주시는 족집게 과외 같은 협회의 교육은 보건관리 업무에 있어 참고 지침서입니다. 그래서 인지 바쁜 업무 스케줄로 인해 강의를 듣지 못할 때면 속이 많이 상합니다. 온라인 수업을 녹화하여 부득이 강의를 듣지 못한 보건관리자에게 교육 녹화본을 제공해주신다면 협회가 전해주는 알찬 정보가 필요한 보건관리자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