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건강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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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근무 근로자의 건강관리
글. 권순찬
-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교대근무는 밤에도 사회를 유지해야 했던 인간 활동에서 출발한 노동 형태로, 고대의 군사·경비 업무에서 제한적으로 이루어지다가 산업혁명을 거치며 본격적으로 확산되었다. 공장제 생산 체계의 등장과 전기 조명의 보급은 노동을 낮과 밤으로 구분하지 않는 형태로 재편하였고, 이후 철도, 항만, 병원, 경찰, 소방, 통신, 발전소 등 24시간 운영이 필수적인 분야로 확대되면서 교대근무는 현대 사회를 지탱하는 핵심적인 근무 형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러한 확산과 함께 야간 노동과 불규칙한 근무시간이 생체리듬을 교란하고 다양한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교대근무는 직업환경의학적 관리가 필요한 중요한 유해위험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장시간 노동에 의한 폐해를 개선하기 위해 2018년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단계적으로 시행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교대근무의 의미도 재조명되었다. 과거 일부 산업현장에서는 잔업, 특근, 휴일근로 등 장시간 노동을 통해 임금을 보전하는 관행이 존재하였으나, 근로 시간 상한이 제도적으로 제한되면서 이에 따라 초과근로수당 감소에 따른 임금 저하 문제가 제기되었고, 사업장과 노동자 모두 새로운 근무 체계에 대한 대응이 필요해졌다.
인간의 생체는 낮과 밤의 주기에 맞추어 조절되는 서카디언 리듬(circadian rhythm)에 의해 유지되는데, 야간작업과 불규칙한 교대근무는 이러한 리듬을 교란시켜 다양한 건강 문제를 유발한다. 실제로 교대근무의 건강 영향에 대한 메타분석 연구에서는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약 1.2~1.4배로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Torquati et al., 2018), 유방암 등 일부 암 발생 위험 역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암연구소는 생체리듬 교란 교대근무를 발암 가능 요인(Group 2A)으로 분류하였다(IARC, 2010). 또한 교대근무 시 산업재해 발생 위험은 약 1.2~2.0배로 증가하며, 특히 야간 근무와 연속 근무 상황에서 사고 위험이 더욱 커지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교대근무와 암 발생의 연관성은 주로 생체리듬 교란에 따른 호르몬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설명된다. 야간에 빛에 노출되면 송과선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melatonin)이 억제되는데, 멜라토닌은 항산화 작용과 함께 종양 성장 억제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멜라토닌 감소는 에스트로겐(estrogen) 분비 증가와 연관될 수 있으며, 이는 유방암과 같은 호르몬 의존성 종양의 발생 위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와 더불어 생체리듬 교란은 세포 주기 조절과 DNA 손상 회복 과정에도 영향을 주어 발암 과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전이 제시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기전에도 불구하고 역학 연구 결과는 일관되지 않으며, 현재까지는 유방암 등 일부 암과의 관련성이 보고되어 왔다.
교대근무자의 수면 문제 역시 중요하다.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수면장애인 교대근무장애(Shift Work Disorder, SWD)는 불면 또는 과도한 졸림을 특징으로 하며, 교대근무자의 약 26.5%에서 관찰되었다(Booker et al., 2018). 이는 교대근무자 4명 중 1명 정도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수면 문제를 경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일부 근로자에서는 이러한 수면 문제를 포함하여 피로, 위장관 증상, 업무수행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교대근무 부적응 상태가 발생할 수 있으며, 그 비율은 약 5~20%로 보고되었다.
이러한 건강위험을 고려할 때, 교대근무 근로자의 건강관리는 단순한 질병 발견을 넘어 예방과 개입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부터 야간작업을 특수건강진단 대상 유해인자에 포함하여 관리하고 있으며, 기준에 부합하는 야간작업 근로자에 대해 정기적인 건강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면장애, 심혈관계 질환, 위장관 질환, 유방암 등 장기적인 건강위험을 조기에 평가하고 관리하고 있다.
특히 유소견자에 대해서는 정밀검사, 치료 권고, 작업전환 또는 근무형태 조정 등의 사후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고혈압과 당뇨병으로 진단받고 약물치료 순응도가 낮은 경우에는, 야간작업이 혈압 및 혈당 조절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규칙적인 약물복용과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특수건강진단 또는 수시 업무적합성평가를 통해 일정 기간 해당 업무를 제한하고, 질환이 안정된 이후 재평가를 통해 복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대근무자의 건강관리는 근무표 설계와 생활습관 관리가 함께 이루어질 때 효과적이다. 근무일정은 주간→저녁→야간으로 이어지는 순방향 교대가 바람직하며, 연속 야간근무는 2~4일 이내로 제한하고 이후 충분한 회복시간을 보장해야 한다. 또한 근무일정은 가능한 한 예측 가능하게 설계하여 근로자가 가족 및 사회활동을 계획할 수 있도록 하고, 주말 휴식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정 야간작업은 근무시간의 예측 가능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으나, 지속적인 야간 각성과 주간 수면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건강영향이 적다고 보기 어렵다. 실제로 야간작업은 생체리듬 교란, 수면장애, 위장관 증상, 대사질환 및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되며, 만성질환 관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고정 야간작업 역시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장기간 지속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정기적인 건강평가와 업무적합성평가를 통해 제한 또는 전환 필요성을 검토해야 한다.
개인 차원의 수면위생 관리도 중요하다. 야간근무 전에는 2~3시간의 예방수면을 취하고, 근무 중에는 상황에 따라 단시간 가수면을 활용할 수 있다. 낮 수면 시에는 빛과 소음을 차단하고 일정한 수면 패턴을 유지해야 하며, 카페인은 근무 초반에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후반부에는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습관 관리 역시 필수적이다. 수면 직전에는 자극적이거나 기름진 음식 섭취를 피하고, 야간에는 과식을 지양하며 소화가 쉬운 식사를 하는 것이 권장된다.
마지막으로 교대근무는 가족 및 사회활동의 제한, 수면장애의 지속 등과 맞물려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우울감이나 불안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조기에 상담과 치료를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업장 차원에서도 심리적 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예측 가능한 근무일정과 주말 휴식 보장은 교대근무자의 사회적 회복과 삶의 질 유지에 중요한 요소이다.
표 1. 교대근무 근로자의 건강관리 전략
| 영역 | 주요 내용 |
| 특수건강진단 | 야간작업 근로자 건강진단 (심혈관계, 내분비계, 신경계), 유소견자 사후관리 |
| 업무적합성평가 | 혈압, 혈당 조절 불가 시 야간작업 제한 이후 조절 재평가 |
| 근무표 설계 | 순방향 교대, 연속 야간근무 2~4일 제한, 회복시간 보장 |
| 수면 관리 | 예방수면, 가수면, 수면위생 (카페인 및 음주 제한, 암막커튼 등) |
| 식습관 | 수면 직전 음식 섭취 제한,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 제한, 규칙적 식사 |
| 만성질환 관리 | 고혈압·당뇨 약물치료 및 모니터링 |
| 정신건강 관리 | 상담 연계, 예측 가능한 스케줄, 주말 휴식 보장 |
결국 교대근무는 근무형태의 하나가 아니라 노동자의 생체리듬, 질병 발생, 산업재해 위험, 그리고 삶의 질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직업환경 유해위험요인이다. 따라서 교대근무 근로자의 건강관리는 특수건강진단을 통한 질병의 조기 발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유소견자 사후관리와 업무적합성평가, 근무표 설계, 수면위생 및 생활습관 개선, 만성질환 관리가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나아가 교대근무로 인한 건강문제를 개인의 적응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근무일정과 충분한 회복시간, 주말 휴식 보장과 같은 조직적 설계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또한 근로자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근무시간 관리와 고정 야간작업의 제한 등, 노동권과 건강권 간의 균형을 고려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참고문헌
- 1. 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 Painting, firefighting, and shiftwork. IARC Monographs on the Evaluation of Carcinogenic Risks to Humans. Volume 98. Lyon: IARC; 2010.
- 2. Torquati L, Mielke GI, Brown WJ, Kolbe-Alexander T. Shift work and the risk of cardiovascular disease: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Eur J Prev Cardiol. 2018.
- 3. Booker LA, Magee M, Rajaratnam SMW, Howard ME. Individual vulnerability to insomnia, excessive sleepiness and shift work disorder amongst healthcare shift workers. Sleep Med Rev. 2018.
- 4. Schernhammer ES, Laden F, Speizer FE, Willett WC, Hunter DJ, Kawachi I, Colditz GA. Rotating night shifts and risk of breast cancer in women participating in the Nurses’ Health Study. J Natl Cancer Inst. 2001.
- 5. Kecklund G, Axelsson J. Health consequences of shift work and insufficient sleep. BMJ. 2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