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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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중국 해외산업보건연수 수기
저에게 해외산업보건연수는 언제나 새로운 시야를 열어주는 기회였습니다. 과거 대만과 호주를 방문하며 넓힌 국제적 시각은 현업으로 돌아온 후에도 보건관리를 넓은 관점으로 바라보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강력한 동력이 되어, 올해 2026년 직업건강협회 해외산업보건연수라는 새로운 배움의 여정에 또 한 번 기쁜 마음으로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쑤저우응급의료센터
이번 연수의 첫 방문지인 쑤저우응급의료센터는 관할 지역 내 여러 현(縣)의 응급의료체계를 통합 관리하는 중앙 응급의료기관입니다. 이곳에서 연수단은 중국의 응급의료 운영체계와 지역사회 의료인력 활용 현황, 그리고 AI 기반 응급의료 기술 적용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 쑤저우응급의료센터에서의 교류 현장
센터의 설명에 따르면, 중국은 120 신고 접수와 동시에 의료진이 실시간 CCTV로 환자 상태를 파악하고, 의사가 신고자에게 직접 응급처치를 안내합니다. 또한, 의사와 간호사가 구급차와 함께 현장에 직접 출동하는 체계를 각 지역마다 갖추고 있습니다. 사업장 응급사고 발생 시에도 센터로 신고되어 가장 가까운 구급차가 출동합니다. 아울러 기업과 학교의 자체 의무실 운영을 통해 지역사회 내 의료인력 활용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중국의 시스템은 우리나라의 응급구호 체계와 몇 가지 뚜렷한 차이점을 보입니다. 한국은 화재와 응급환자 발생 모두 119로 통합 운영하는 반면, 중국은 화재(119)와 응급환자(120)로 신고체계를 구분하여 업무 효율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은 소방·응급구조 인력 중심으로 현장에 대응하지만, 중국은 의사와 간호사가 현장 대응에 직접 참여하여 지역사회 의료인력 활용과 응급의료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인력 및 제도적 측면의 효율성 외에도, 센터 방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단연 AI 기반의 응급의료 지원체계였습니다. 쑤저우응급의료센터는 심폐소생술(CPR) 상황 발생 시, AI가 CCTV 영상을 실시간 분석하여 가슴압박의 속도와 깊이를 평가합니다. 이는 실제 상황에서 정확한 가슴압박 속도와 깊이를 유지하기 어려운 일반인에게 실시간 가이드가 되어, 응급처치의 질과 환자 생존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지역사회로 확대된 응급의료서비스와 의료전문인력의 효율적인 배치 체계를 보며, 명확한 역할 분담과 AI 기반 응급의료 지원체계가 향후 국내 사업장 안전보건관리 분야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지역사회 의료인력 활용을 확대하고 AI 응급대응 시스템 도입을 적극 검토한다면, 응급의료서비스의 전문성과 대응 역량을 크게 향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푸리에 인텔리전스 로봇 전시장
사진: AI 로봇 전시장에서 재활 로봇 체험
이후 방문한 중국 AI 로봇 전시장에서는,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는 인공지능 및 로봇 기술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의료·재활 분야 휴머노이드 로봇을 직접 체험하며, 향후 산업보건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깊이 고민해 보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전시장에서는 게임을 하듯 재미있게 재활치료를 돕는 로봇과, 모자처럼 써서 뇌파로 몸의 움직임을 유도하는 신기술이 눈에 띄었습니다. 앞으로 신경계 환자들의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기술이었습니다. 색상을 구별하는 AI 로봇 또한, 위험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대신해 주어 산업재해를 줄이고 근골격계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처럼 AI와 로봇은 현장의 안전과 효율을 높여주는 훌륭한 도구이지만, 보건관리의 핵심은 결국 '사람과의 소통과 공감'에 있습니다. 전시장을 둘러볼수록, 육체적 업무는 로봇의 도움을 받더라도, 환자의 마음을 위로하고 신뢰를 쌓는 일은 우리 보건전문가의 몫이라는 점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기술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돕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되, '인간 중심'의 균형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AI와 로봇이 우리 일상에 얼마나 깊숙이 들어왔는지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준 이번 견학을 통해, 앞으로 우리 사업장에도 AI 건강검진 사후관리, 실시간 자세 분석, AI 건강코치 같은 유용한 프로그램들을 도입해 보면
좋겠다는 멋진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이 현장에 적용된다면 보건관리자의 업무 효율은 높아지고, 근로자들은 보다 체계적인 맞춤형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사진: 휴머노이드 ‘닝시’와 함께
연수를 마치며
이번 연수의 가장 큰 수확은 다양한 사업장의 보건관리자들과 깊이 교류하며 실무적 시야를 넓힌 점입니다. 일정을 함께 소화하며 학술대회에서는 나누기 어려운 현장의 우수사례와 애로사항을 오랜 시간 심도 있게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직업건강협회 임직원분들과 선배·동료 보건관리자들의 풍부한 노하우를 나누는 과정에서 보건관리자로서의 사명감과 직업적 자긍심을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개인의 전문 역량을 강화하고 소중한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해외산업보건연수 기회를 제공해 주신 직업건강협회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사진: 연수단 선생님들과 함께 예원에서
혼자 건강관리실을 지키며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어느덧 11년 차 워킹맘 보건관리자가 되었습니다. 일과 육아의 반복 속에서 열정이 식고 회의감이 들 무렵, 동기 보건관리자 선생님으로부터 해외산업보건연수 참가를 제안받았습니다. 매년 공문만 보며 미뤄왔지만, 보건관리자로서 새로운 자극을 얻고자 확실한 두 가지 목표(중국의 선진 AI·로봇 산업 현황 파악, 중국의 사업장 보건관리 및 응급의료체계 벤치마킹)를 가슴에 안고 이번 연수에 참여했습니다.
MK전자 중국 법인 사업장
MK전자는 한국에 본사를 둔 반도체 부품 제조업체인 MK전자 중국 법인입니다. 연수단은 이곳을 방문해, 현지 안전보건담당 직원의 안내로 회사의 안전보건 체계와 응급 대처 방안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현지 공장에는 보건관리자가 상주하지 않고 건강관리실도 없었으나, 응급처치 교육을 이수한 직원이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생산라인은 전반적으로 자동화 공정이 도입되어 있었으며, 근로자 건강검진과 사후관리는 인사팀에서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산업재해나 직업병 발생 시에는, 치료부터 복직까지 근로자를 지원하는 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한국 사업장의 보건관리 방식과 큰 차이점을 느끼지는 못했으나, 한국 본사의 우수한 안전보건 시스템이 해외 현지 법인에도 표준화되어 안정적으로 안착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26 상해 의료기기 박람회
상해 의료기기 박람회에서는 다양한 장비를 관람했습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AI를 활용한 ‘한의학 체질 진단 기기’였습니다. 손가락 진맥으로 사상체질을 진단하는 모습을 보며, 중국 스마트 헬스케어 기술의 발전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작년 저의 사업장에서 도입해 큰 호응을 얻었던 카카오 헬스케어의 연속혈당측정 프로그램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식단 사진을 올리면 AI가 혈당 변화를 예측해 주던 우리의 기술처럼, 스마트 헬스케어가 국내외를 막론하고 근로자 건강관리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음을 깊이 느꼈습니다.
박람회를 관람하는 동안,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어 보건관리자로서 AI 로봇에게 대체되지 않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아울러 향후 개발될 AI 의료기기들을 사업장에 어떻게 유연하게 접목할 수 있을지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훌륭한 수단인 AI는 산업현장의 보건관리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근로자의 근속연수와 작업공정별 데이터를 AI로 분석한다면, 직업병과 산재 발생을 선제적으로 예측하여 한층 효율적인 보건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진: (왼쪽) 연수단의 의료기기 박람회 참관 모습
(오른쪽) 의료기기 박람회 속 한의학 체질 진단 기기
이번 연수는,
위 구절처럼 당초 목표했던 ‘배움’을 넘어 ‘소중한 인연‘과 '뜨거운 열정'이라는 더 값진 결과로 돌아왔습니다. 황푸강 유람선을 함께 타며 4박 5일간 같은 배를 탔던 협회장님과 교수님, 임직원분들, 그리고 선후배 보건관리자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덕분에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끝으로 중국 예원에서 가이드가 들려준 대나무 이야기를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대나무는 '한 단계씩 올라가는 성장'과 '굽히지 않는 절개'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저 또한 연수에서 얻은 좋은 기운을 바탕으로, 대나무처럼 매 순간 성장하는 보건관리자가 되고자 합니다. 제가 속한 사업장 근로자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며 보건관리자로서의 사명감을 다하겠습니다. 전국의 보건관리자 선생님들, 내년에 인천공항에서 만나 뵙기를 고대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