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32 No.4 2025 Ju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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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 잠 못 드는 교대근무자들을 위하여
- 불규칙한 수면과 스트레스 사이에서 건강을 지키는 법 -

글. 장희은

  •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보건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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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전부터 피곤한데, 아무도 이해하지 않아요.”“폭염 때문에 낮에 자도 잔 것 같지 않아요.”
뜨거운 여름, 땀에 젖은 유니폼, 습기 찬 수면실, 어두운 복도로 향하는 교대자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매일 밤을 지키는 병원과 돌봄 현장, 그리고 낮과 밤을 뒤바꾼 삶 속에서 묵묵히 일하는 교대근무자들. 하지만 그들의 건강은, 특히 수면과 스트레스는 과연 누가 돌보고 있을까요? 보건관리자로서 10년 넘게 교대근무자를 만나며 느낀 것은 명확합니다.교대근무는 바꿀 수 없지만, 그 안에서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

교대근무, 몸과 마음을 흔든다

교대근무는 단순히 ‘일하는 시간’을 바꾸는 문제가 아닙니다. 24시간 생체리듬(서카디안 리듬) 자체를 깨뜨리는 구조적 근무형태입니다.

01수면장애

  • 주간 수면의 질 저하, 수면 시간 단축
  • 불면증, 수면각성장애
  • 수면 부족이 만성화되면 면역력 저하, 고혈압·당뇨 등 대사질환 위험 증가

02직무스트레스

  • 야간근무로 인한 사회적 고립감
  • 피로 누적으로 인한 실수·불안
  • 감정노동과 업무밀도 상승으로 인한 번아웃

03데이터로 본 교대근무자의 건강

“교대 근무자는 주간 근무자보다 우울·불안 수준이 평균 2배 높고, 수면시간은 평균 1.8시간 짧다.”– 직업건강협회, 2024 교대근무 실태조사 보고서

실천 전략: 당신의 건강을 지키는 세 가지 방법

  • ① 수면 위생 습관 바로잡기
    • - 멜라토닌 억제를 막기 위해 야간근무 후 귀가 시 선글라스 착용
    • - 정해진 시간대 수면 유지, 낮잠은 30분 이내
    • - 취침 전 스마트폰 사용, 카페인 섭취 금지
  • ② 교대근무형 건강검진 활용하기
    • -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145조에 따라 교대근무자(야간작업자)는 야간특수건강진단 대상자 간기능, 혈압, 공복혈당 등 대사 관련 지표를 주기적으로 확인
    • - 스트레스 평가 도구(KOSS-SF)와 수면질 평가(PSQI, ISI 등)를 활용하여 조기 개입
  • ③ 심리·사회적 자원 연계하기
    • - 같은 조 근로자들과 ‘수면·감정 나눔 모임’ 만들기
    • - 직무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 근로자지원프로그램(EAP) 적극 이용

폭염 속 수면을 위한 실천 전략

폭염은 교대근무자의 수면에 치명적입니다.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기온과 습도라는 외부 변수에 대응하는 환경 조성 전략이 필수입니다.

01수면 환경 온도 조절

  • 적정 수면 온도(18~22℃) 유지
  • 에어컨이 없을 경우:
    • ✓ 선풍기 + 물에 적신 수건 조합으로 체표면 냉각
    • ✓ 아이스팩을 수건에 싸서 발목 아래 두기 (말초혈관 냉각이 체온조절에 효과적)
    • ✓ 냉감소재 침구 사용 또는 젖은 수건을 머리맡에 두는 방법

02수분 보충과 탈수 방지

  • 수면 30분 전 미지근한 물 한 컵 섭취
  • 단, 야간 배뇨 방지를 위해 과음은 피하기

03냉방기기 사용 시 주의

  •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직접 피부에 오래 쐬는 것은 자율신경계에 부담을 줄 수 있어 회전 모드 또는 벽 반사 방향 설정 권장
  • 야간 냉방 자동 타이머 설정으로 심야 냉방 지속을 예방하고, 냉방병 리스크 최소화

04교대자 수면실 관리 기준 제안

  • 창문 단열 필름, 암막커튼 설치
  • 냉방장치 점검 매뉴얼 마련
  • 개인 냉방기 사용 시 안전지침 수립

05고온 작업 후 수면 유도법

  • 고열 환경 근무 직후 바로 수면 진입 X
  • 샤워 후 30~60분 이내 수면 유도

마무리하며

교대는 선택이지만, 건강은 선택이 아닌 권리입니다.
교대자는 수면, 정서, 신체 모두에서 복합적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불규칙한 생체리듬 속에서도 기초 건강권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합니다.

조직이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합니다. 교대자 대상 교육 강화, 수면환경 개선, 법적 건강진단의 충실한 이행, 심리적 지원까지. 이 모든 것이 ‘사람을 지키는 일’입니다.

교대 근무자의 수면과 스트레스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인내나 책임이 아닙니다.이제는 조직이 나설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