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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직, 운송직 근로자를 위한
바른 자세 및 스트레칭법

글. 송영민

  • 송영민자세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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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는 운전 스트레스

명절에 장거리 운전을 해본 사람은 운전이 얼마나 피곤하고 힘든 일인지 알 것이다. 어깨가 뭉치고 목이 뻣뻣해진다. 엉덩이는 불판 위에 올려진 호떡처럼 펑퍼짐해진다. 허리는 감각이 무뎌져 점점 사라지는 느낌이 든다. 가슴은 답답하고 등에선 열이 난다. 신경이 곤두서고 마음의 여유가 사라진다. 명절 때, 여행 중 일시적으로 하는 장거리 운전은 다음 날 충분한 휴식을 통해 피로를 풀 수 있다. 하지만 직업으로 운전하는 근로자는 그렇지 않다. 반복된 장거리 운전으로 어제 쌓인 피로가 다 풀리지 못한 채 또 다른 피로가 쌓인다. 이렇게 조금씩 피로가 누적되면 경추 추간판 탈출증, 허리 통증, 오십견과 같은 근골격계질환으로 이어진다.

바른 자세와 스트레칭의 중요성

운전 중 받는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극복하려면 두 가지가 필수다. 바른 자세와 스트레칭이다. 바른 자세는 인체가 본디 가지고 있던 자세를 최대한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척추를 곧게 펴서 척추의 S자 곡선을 살리면 허리 통증을 예방하고 목 디스크를 예방할 수 있다. 신경이 흐르는 통로를 확보하여 운전할 때 긴급 상황에서 재빠르게 운전대를 조작하고 페달을 원하는 타이밍에 밟을 수 있다. 운전 중 바른 자세를 계속 유지하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내 몸에 맞게 자동차 시트, 운전대 위치, 허리 쿠션 등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트레칭은 운전 중 긴장된 근육을 늘리고 관절을 이완하여 몸을 부드럽게 만든다. 혈액순환을 돕고 뇌, 신경을 활성화하여 졸음운전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특히 장거리 운전 1시간에 한 번씩 휴게소에 들러 스트레칭하면 장시간 운전 스트레스가 누적되지 않고 빠르게 풀려 다음날 컨디션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그렇다면 어떻게 운전 중 바른 자세를 실천하고 스트레칭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보자.

시트 높이

시트 높이는 엉덩이와 무릎보다 높이가 같거나 엉덩이가 무릎보다 약간 높은 곳에 놓이도록 조정하자. 시트가 너무 낮아 무릎이 엉덩이 보다 올라가면 페달을 밟는 과정에서 허리 근육이 더 큰 힘을 주어야 한다. 만약 앉은키가 작은 편이어서 시트가 너무 낮으면 보조 방석을 사용하여 간접적으로 시트 높이를 높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렇다고 시트 높이가 너무 높아도 좋지 않다. 도로를 내려다볼 때 고개를 숙이는 각도가 커지기 때문에 목이 아플 수 있다. 시트 높이는 정면으로 시야가 잘 확보되는 수준의 적당한 높이가 좋다.

  • 낮은 시트: 무릎이 엉덩이보다 올라간 모습

  • 적정 시트 높이

시트 앞뒤 위치

시트 위치는 엉덩이를 시트 끝에 붙인 상태에서 무릎을 20~30도 정도 구부릴 수 있게 조정하자. 무릎을 180도 가까이 너무 펴면 무릎 뒤 근육이 스트레스를 받고, 무릎을 90도에 가깝게 너무 구부리면 무릎 관절 앞쪽에 실리는 압박 힘이 증가한다. 이 상태에서 시트 끝부분과 무릎 뒷부분 사이에는 손가락 2개가 들어가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무릎 뒤에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과 혈관이 있기에, 이 부분이 시트에 눌리면 다리가 쉽게 저리고 허리에 불편감이 생긴다. 만약 키가 작은 사람은 뒤에 허리 쿠션을 받쳐서 상대적으로 몸이 앞으로 밀려나게 하면 무릎 뒤쪽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허리 통증 예방 스트레칭

*출처: 자세부터 잡고 갑시다(2014 흐름출판)

  • 사이드 스트레칭
  • - 손깍지를 끼고 손바닥이 위로 가게 팔을 쭉 편다.
  • - 내쉬는 호흡에 허리를 늘린 상태에서 오른쪽 왼쪽으로 천천히 기울인다.
  • - 옆구리가 늘어나게 척추를 긴 포물선을 그린다고 생각하고 기울인다.
  • - 좌우 1회로 하여 10회 실시
등받이 기울기

등받이 기울기는 100~110도 각도로 뒤로 기울인다. 이 각도는 허리디스크에 실리는 압력을 줄여준다. 90도로 등받이를 세운 자세는 바른 자세라고 오해하기 쉬운데, 비행기 이륙할 때 등받이를 꼿꼿이 세운 상태를 상상하면 결코 허리가 편하지 않을 것이다. 90도 등받이는 허리디스크에 실리는 압력을 높여 허리를 압박할 수 있다. 등받이를 뒤로 약간 기울인 상태에서 보조 허리 쿠션을 사용해 보자. 운전할 때 허리 곡선을 받쳐주는 것만으로 허리 통증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허리 쿠션은 엉덩이 아래로 다 내려가게 받치면 안 된다. 허리가 안으로 들어간 곡선에 맞게 엉덩이 약간 위쪽에 받쳐야 한다. 허리 쿠션은 손으로 눌렀을 때 너무 푹신하거나 모양이 쉽게 변하는 것은 안전에 좋지 않다. 사고가 일어났을 때 안전벨트와 몸, 허리 쿠션, 시트가 잘 밀착되도록 허리를 받쳐줄 수 있는 약간의 단단함이 느껴지는 쿠션을 권한다.

  • 등받이 기울기 90도

  • 적정 등받이 기울기 100~110도

머리 받침대

머리 받침대 위치를 잘못 조정하여 목 통증과 두통을 유발하는 사례가 많다. 운전석을 잘 보면 머리 받침대 각도는 시트가 뒤로 기울어진 상태에서 수직으로 올라간다. 그런데 등받이를 90도 가깝게 세우면 머리 받침대는 상대적으로 앞으로 튀어나온다. 이 각도로 인해 거북목 자세가 유발된다. 머리를 앞으로 내미는 자세를 오래 취하면 목 근육이 긴장하고 두통이 일어나기도 한다. 등받이 기울기를 잘 조정하여 머리 받침대가 수직 위치에 놓이게 하자. 이미 거북목이 있어 머리를 뒤로 기대기 어려운 사람은 목 쿠션을 받치거나 목 교정 운동으로 평소 목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거북목 교정에 좋은 운동

*출처: 자세부터 잡고 갑시다(2014 흐름출판)

  • 목 신전 운동
  • - 수건이나 사원증 등을 목뒤에 걸고 양손을 앞으로 한다.
    (수건이 없을 땐 양손으로 잡는다)
  • - 목을 천천히 뒤로 크게 넘겼다가 다시 원위치로 온다.
  • - 10회 실시한다.
운전대

운전대를 잡았을 때 팔꿈치 각도는 120도를 유지해야 한다. 이 각도는 팔을 편하게 유지할 수 있는 각도이기도 하지만 운전대를 180도 돌렸을 때 양손으로 잡을 수 있는 각도이기도 하다. 운전대를 잡는 위치는 3시 9시가 기본이다. 만약 목, 어깨에 질환이 있다면 주관적인 느낌에 따라 10시 2시 또는 4시, 7시로 잡는 것도 좋다. 하지만 한 손으로 운전하는 것은 절대 피하자. 한 손으로 운전대를 조정하면 팔, 어깨, 등, 척추 근육에도 힘을 많이 주게 되어 척추를 틀어지게 하는 원인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파워 핸들 손잡이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고가 났을 때 큰 부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운전 자세를 조정한 다음 마지막으로 사이드미러, 룸미러를 보자. 각도가 맞지 않을 것이다. 기존에 나쁜 자세에 맞춰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다시 바른 자세에 맞추어 거울 각도를 조정하자. 이렇게 하면 나중에 자세가 틀어지더라도 거울 각도로 쉽게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