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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던 혈당을 보다,
사업장에서 만난 연속혈당측정기
글. 김주희
- 직업건강협회 출판·홍보위원
건강검진 결과 상담을 하다 보면 "혈당이 조금 높긴 한데 아직 당뇨는 아니라 괜찮겠죠?"라는 질문을 자주 듣는다. 당뇨 전단계는 혈당 수치가 정상보다 높지만 아직 당뇨병 진단 기준에는 미치지 않는 상태로,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건강검진 결과 이상 소견이 확인되어도 위험성을 실감하지 못하고, 별다른 조치 없이 넘기는 근로자를 자주 만나게 된다.
최근 여러 지자체 보건소에서는 당뇨 전단계 주민을 대상으로 연속혈당측정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예방적 건강관리 도구로서의 활용을 넓혀가고 있다. 나의 사업장(EBS)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근로자가 자신의 혈당 변화를 일상생활 속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연속혈당측정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본 글은 해당 프로그램 운영 경험과 결과를 바탕으로, 참여자들의 인식 및 행동 변화 사례를 소개하고 사업장에서의 연속혈당측정기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1. 연속혈당측정기란?
피부에 부착한 센서를 통해 혈당 변화를 연속적으로 측정하고 스마트폰 앱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기다. 기존 자가혈당측정기가 특정 시점의 혈당만 확인하는 것과 달리, 식사·운동·수면 등 일상생활 속 혈당 변화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식후 혈당이 급격히 상승했다가 빠르게 떨어지는 '혈당스파이크'는 공복혈당 수치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데, 이 기기를 부착하면 앱을 통해 혈당 추이를 직접 관찰할 수 있다.
2. 프로그램 운영 개요
헬스케어 기업과 협력하여 총 25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참여자는 사내 게시판 모집을 통해 선정하였으며, 건강 상태(건강군·당뇨 전단계·당뇨 진단자)와 근무 형태(야간교대 근로자)를 고려해 다양하게 구성하였다.
운영 방식은 다음과 같다.
- 부착 교육 및 센서 부착: 헬스케어 기업 담당자와 함께 약 40분간 사용법 교육 후 부착 지원
- 자가 모니터링: 약 11일간 앱을 통해 실시간 혈당 변화 확인
- 사후 설문: 프로그램 종료 후 만족도 및 행동변화 조사 실시
3. 프로그램 결과
프로그램 종료 후 실시한 설문조사(응답 23명) 중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 항목 | 긍정 응답 비율 |
|---|---|
| 프로그램 만족도 | 95.7% |
| 혈당-식사·운동 연관성 이해에 도움 | 100% |
| 건강관리 동기부여에 도움 | 100% |
| 건강 습관 유지 | 91.3% |
| 식후 걷기 시작 | 56.5% |
| 식사 순서 조정 | 65.2% |
| 혈당 급상승 음식 줄이기 | 65.2% |
| 특별히 실천하는 것이 없음 | 0% |
4. 근로자의 목소리
프로그램 참여자들은 예상하지 못했던 혈당 반응을 경험하며 자신의 생활습관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응답했다. 특히 다수의 참여자는 구내식당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식사했음에도 식후 혈당이 크게 상승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는 피드백을 주었다. 이러한 경험을 계기로 식사 순서와 식사량을 조절하게 되었다고 응답했다. 또한 일부 참여자는 건강식이라고 생각했던 음식에서도 혈당스파이크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한 뒤 식습관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답했다.
야간교대 근로자 중 일부는 야간 근무를 한 다음 날 동일한 식사를 했음에도 혈당 그래프가 평소보다 불규칙하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고, 이를 통해 수면과 생활 리듬이 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고 응답했다.
한 근로자는 프로그램 참여 소감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막연히 알고 있던 음식과 운동의 혈당 관련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큰 자극이 되었다.”
5. 보건관리자 관점에서의 시사점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확인한 가장 큰 효과는 '직접 봐야 바뀐다'는 점이다. 혈당 관련 보건교육은 그동안 꾸준히 제공되어 왔지만, 근로자가 자신의 혈당 그래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경험은 그 어떤 교육보다 강한 동기를 만들어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특별히 실천하는 것이 없다'는 응답이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사업장 내 연속혈당측정기 체험 프로그램 도입을 고려하는 보건관리자라면 다음 사항을 참고할 수 있다.
- 대상 선정 시 다양성 고려: 건강군 포함이 중요하다. "나는 괜찮다"고 생각하던 근로자가 혈당스파이크를 처음 확인하는 경험이 예방적 행동변화로 이어진다.
- 야간교대 근로자 포함: 야간 근무와 수면 패턴 불규칙이 혈당 변동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일반 근로자에게는 드러나지 않는 건강 위험 신호를 스스로 인지하고 생활습관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는 집단이다.
- 헬스케어 기업 협력 활용: 센서 부착 교육, 앱 연동, 중간 코칭 등을 전문 기업과 협력하면 보건관리자의 운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 사후관리 연계: 체험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개인 혈당 리포트 제공 및 생활습관 상담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효과적이다.
대사질환 예방은 단순히 수치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작은 행동 변화를 실천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당뇨 전단계처럼 증상이 없어 위험성을 체감하기 어려운 대사질환일수록, 연속혈당측정기는 보이지 않던 혈당 변화를 직접 보여주며 근로자가 스스로 건강관리의 주체가 되도록 돕는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참고자료]
- - EBS 「연속혈당측정기 체험 프로그램 운영 결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