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실은 미끄러운 바닥으로 넘어짐이나 화상 등 안전사고 위험도가 높은 공간이었다. 하지만, 2021년 학교 단체 조리원의 폐암이 직업관련성 질병으로 인정받으면서 학교 단체 급식실 환기 문제가 대두되었다. 2024년 3월 현재까지 160명이 폐암 산재를 신청하였고, 128명이 폐암 산재 승인을 받았다.

조리원의 폐암 발병은 ‘조리 흄(cooking fume)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조리 흄은 음식을 기름에 튀기거나 볶을 때 발생하는 초미세 분진 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암연구소(IARC) 등에서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고, ‘죽음의 미세입자’로 불릴 만큼 위험한 물질이다.

기름에 튀기거나 볶는 요리를 아예 하지 않을 수는 없으므로 조리 시 발생하는 조리 흄으로부터 조리원을 보호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은 적절한 환기를 실시하는 것이다.

‘21년도 폐암 환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급식실 환기 시설에 대한 기준이 없어, 2023년 단체급식시설 환기에 관한 기술지침(KOSHA GUIDE W-26–2023)을 개발하여 보급하였다. 하지만, 내용이 전문적이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어 본 원고에서 기술 지침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설명하고자 한다.

<그림 4>는 단체급식시설 환기에 관한 기술 지침에 제시된 후드 형태를 간략하게 표현한 것이다. 조리대와 후드 사이에 조리원 호흡 영역이 있는 현재 형태에서 조리대 기류가 후드로 유입될 때 조리원 호흡 영역을 지나지 않도록 측면 배기 형태로 후드를 변경하였다.

<그림 4>는 개선 전후 형태와 기류 실험 결과를 비교한 것인데, 개선 전에는 조리원 호흡 영역을 지나는 데 반해, 개선 후에는 호흡 영역을 통과하지 않고 조리원 반대 방향으로 기류가 형성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당장 후드 개선이 어렵다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사진 1>은 통닭집의 후드 배기 효율이 낮아 사장님께서 후드 전단에 비닐 커튼을 설치하고 통닭을 튀기는 모습이다. 사장님께 여쭤보니 커튼을 설치하면 훨씬 시원하고 기름이 얼굴 쪽으로 오지 않아 좋다고 하시면서 1달에 한 번 정도 교체하신다고 한다. 조리원 호흡 영역을 보호한다는 관점에서 매우 훌륭한 대처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그림 5>는 비닐 커튼 설치 효과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인데, 비닐 커튼을 설치함으로 인해 조리원의 호흡 영역이 후드 내부로 진입하지 못하기 때문에 조리 흄으로부터 조리원을 보호할 수 있다.

조리 흄으로부터 조리원의 호흡 영역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형태로 후드를 개선하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 배기량 증가만으로 조리실 환경을 개선할 수 없다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