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30 No.6 2023 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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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검사 이해하기

글. 오재일

  • 박애병원 건강증진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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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검사는 신장 및 비뇨기계 질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기본 검사 중 하나이다. 신장은 기능이 현저히 떨어질 때까지 자각 증상이 없는 장기이기 때문에 이상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변검사를 통해 의사는 신장 및 비뇨기계 질환 이외에도 간질환, 대사질환, 전해질 불균형 등 다양한 건강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소변검사는 비침습적으로 비교적 간단하게 질병 여부를 선별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에 의료기관에서 보편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소변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먼저 소변을 잘 채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변 검체는 아침 첫 소변이 가장 좋다. 소변이 농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소변이 농축되어 있으면 소변 내의 세포성분이 상대적으로 더 잘 보존된다. 또한 소변검사 시에는 중간뇨를 받는 것이 중요한데, 처음에 나오는 소변은 요도나 질의 분비물에 의해 오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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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시기도 검사 결과에 영향을 준다. 검사는 소변 채취 후 1시간 이내에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간이 지나면 소변 내에서 발생하는 화학작용에 의해 검사의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다. 부득이한 경우 냉장 상태에서 48시간까지 보관할 수 있다. 생리 중인 경우, 혈뇨, 농뇨 등의 결과가 나올 수 있으므로 이 시기에는 소변검사를 피하는 것이 좋다. 소변검사는 비침습적이고 편리한 검사이지만 여러 가지 조건에 의해 위음성과 위양성이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검사 전 비타민C를 대량으로 복용하면 일부 항목에서 위음성이 나타날 수 있으며 과도한 운동과 피로는 위양성의 원인이 된다.

소변검사는 크게 육안적 검사, 시험지 검사, 요침사 현미경 검사로 구분할 수 있다. 소변의 색, 투명도는 육안적 검사를 통해 확인한다. 정상 소변은 투명하고 맑은 황색이며 농축이 될수록 색은 더 짙어진다. 소변에 지방, 세균, 백혈구 등이 포함되어있는 경우 탁하게 보인다. 시험지 검사에는 시약띠가 사용되며 보통 10가지 항목(pH, 비중, 케톤, 당, 단백, 잠혈, 백혈구, 아질산염, 유로빌리노겐, 빌리루빈)을 검사한다. 정상 소변의 pH는 5.0에서 6.0 사이이다.

산성뇨의 원인은 대사성 및 호흡성 산혈증, 기아, 설사 등이며, 알칼리뇨는 대사성 및 호흡성 알칼리혈증, 신장질환 등이 있는 경우 나타난다. 또한 소변 검체를 실온에서 보관하는 경우 pH가 증가할 수 있다.

요 비중은 소변의 농축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요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경우에는 탈수, 신증후군 등을, 반대로 비정상적으로 낮은 경우에는 만성신부전, 전해질 이상 등을 의심하여야 한다.
요중 케톤은 당뇨, 전해질 이상 등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신장 질환과의 연관성은 별로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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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당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당뇨이다. 신장은 당을 거의 100% 재흡수 하지만 혈액에 당이 상당이 높은 수준(대략 180㎎/㎗ 이상)으로 유지되면 신장에서 당이 다 재흡수되지 못하고 소변으로 배출된다. 당뇨의 진단 기준을 초과하는 혈당 수준(126㎎/㎗ 이상)에서도 소변에서 당이 검출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요당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해서 당뇨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 요당이 검출되었으나 혈당이 정상인 경우에는 다른 신장 질환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단백질은 정상적인 상태에서도 소량이 소변으로 배출될 수 있다. 요단백은 운동, 외상, 고열 등에 의해서도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울혈성 심부전, 고혈압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요단백 결과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필자는 진료 중 환자로부터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에 가면 소변에 거품이 많아요?’ 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소변의 거품과 단백뇨가 연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거품이 곧 단백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소변이 농축되면 정상적으로 거품이 생길 수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아침 첫 소변은 농축이 되어있다. 그렇기에 아침 첫 소변에는 정상적으로 거품이 생길 수 있다. 소변의 농축은 단백뇨에 대한 해석에 있어서 중요하다. 소변의 농축 정도는 소변의 비중을 통해 가늠할 수 있는데, 소변의 비중이 낮으면 단백뇨에 대한 위음성이 나올 수 있으며 반대로 소변의 비중이 높은 경우 위양성이 나올 수 있다. 신장질환이 의심될 경우, 24시간 동안 소변을 받아서 요단백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에는 의료기관 종사자, 공무원, 기숙사 입소자 등 제한된 인원에 대해서만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검진은 증상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증상이 있으면 검진이 아니라 진료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건강검진을 통해 결핵 유병율을 낮추고자 한다면 검사항목에 면역학적 검사를 포함시키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환자수가 많고 증상이 없는 잠복결핵이 검사대상이 되는 것이 그나마 목적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물론 면역학적 검사를 매년 천오백만 건 이상 실시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고려하면 이 방법이 현실적이지는 않다(면역학적 검사는 상당히 비싸다). 현재의 건강검진은 흉부방사선 검사에서 정상 소견이 나온 수검자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기 때문에 잠복결핵을 찾아낼 수 없다. 결국 현재의 국가건강검진 시스템 안에서의 흉부방사선 검사는 전체 결핵 환자의 10% 정도인 활동성 결핵 환자를 찾아내는 데에 유용한 검사이다.

혈뇨는 소변 내의 헤모글로빈과 시약의 반응을 통해 확인한다. 하지만 시약이 마이오글로빈과도 반응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감별이 필요하다. 혈뇨는 신장질환뿐 아니라, 감염, 생리, 요로 결석 등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

요중 백혈구는 비뇨기계 감염이 있을 때 보이는 소견이다. 비뇨기계 감염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요중 백혈구뿐 아니라 요중 아질산염 결과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 요중 백혈구와 아질산염이 모두 양성이면 요로감염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질산염은 특정 세균에 의한 대사물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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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루빈과 유로빌리노겐은 간담도계 질환, 특히 황달에 대한 조기 진단을 위한 검사로 신장질환과는 거의 관련이 없다. 빌리루빈은 정상 소변에서는 검출되지 않으며 빌리루빈이 소변에서 검출되면 혈중 빌리루빈의 상승을 의심하여야 한다. 유로빌리노겐은 정상 소변에도 소량 존재한다. 유로빌리노겐은 빌리루빈이 장에서 대사되어 발생하는 산물이기 때문에 빌리루빈이 장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 유로빌리노겐은 증가하지 않는다. 따라서 폐쇄성 황달이 있는 경우 빌리루빈은 양성, 유로빌리노겐은 음성의 소견을 보인다. 요침사 현미경 검사는 시험지 검사 결과에 이상이 있거나 증상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검사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