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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보건관리 업무를 바꾸다

글. 하영미

  • 경상국립대학교 간호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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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들어가며 : AI는 '도구'가 아니라 '디지털 파트너'이다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보건관리자들을 만나다 보면 공통된 하소연을 듣고는 합니다. "현장에서 근로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 자료를 만들고, 사업장 맞춤형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프로그램의 효과를 멋지게 분석하고 싶은데, 막상 해보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고 시간이 너무 부족합니다." 한 명의 보건관리자가 수백, 수천 명 근로자의 건강을 돌봐야 하는 현실 속에서, 사업장 맞춤형 교육 자료와 홍보 포스터를 제작하고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제 생성형 AI(Generative AI)가 이러한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할 강력한 '디지털 파트너'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ChatGPT, Google Gemini, Claude 등의 생성형 AI는 텍스트, 이미지, 데이터 분석까지 폭넓은 결과물을 빠르게 생성해 냅니다. 보건관리 실무현장에서 이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면, 시간 소모적인 업무를 줄이고 근로자의 교육과 건강증진의 효과를 분석하여 근로자에게 재환류함으로써 보건관리의 중요한 가치인 '사람 중심 간호(person-centered care)'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본 기고에서는 생성형 AI의 특성과 윤리적 주의사항을 살펴보고, 보건관리자가 실제 업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02생성형 AI(GenAI)란 무엇인가

생성형 AI란 컴퓨터 인공신경망이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여 새로운 데이터(결과물)를 생성해내는 기술입니다. 생성형 AI는 범용 AI와 특화 AI로 나눌 수 있는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ChatGPT(OpenAI), Gemini(Google), Claude(Anthropic), Grok(X) 등이 대표적인 범용 생성형 AI이며, Nano Banana, Canvas, DALL-E나 Midjourney처럼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Suno와 같이 음악을 생성하는 특화 AI도 있습니다.
전통적 AI가 학습된 데이터 바탕의 '예측'이나 '분류'에 특화되어 있었다면, 생성형 AI는 사용자의 질문 방식과 의도를 스스로 이해하고 학습한 후 텍스트, 이미지, 코드 등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냅니다. 바로 생성형 AI의 이러한 특징 때문에 같은 질문이라도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묻느냐에 따라 결과물의 품질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사용자의 윤리적 이용이 중요합니다.

어떤 생성형 AI를 써야 할까?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범용 AI들은 글쓰기, 코딩, 추론, 심층 보고서, 웹 검색, 음성 채팅, 이미지 생성 등에서 각각의 강점이 다릅니다. ChatGPT는 보편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Gemini는 구글 생태계(Docs, Drive, Gmail)와 연동이 탁월합니다. Claude는 윤리성이 높고 긴 문서의 요약•분석에 강점을 보이며, Grok은 실시간 소셜미디어 트렌드를 반영한 정보 제공에 유리합니다. 하나의 AI만 고집하기보다는 업무의 성격에 따라 적재적소에 다양한 AI를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03생성형 AI 활용의 윤리적 주의사항

생성형 AI가 편리하다고 해서 무비판적으로 사용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보건관리자로서 반드시 알아야 할 세 가지 핵심적인 주의사항을 소개합니다.

① 환각현상(Hallucination): AI는 거짓말을 할 수 있다

생성형 AI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그럴듯하게 만들어내는 '환각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낮은 품질의 데이터를 사용하거나 불충분한 프롬프트 입력을 주요 원인으로 합니다. 환각현상은 단순한 오타를 넘어 수학적 계산 오류, 엉터리 추론, 역사적 사실 왜곡은 물론 사회적 가치에 어긋나는 편향적이고 차별적인 정보 생성까지 포함합니다. 예를 들어, 존재하지 않는 역사적 사건(세종대왕이 맥북을 던지는 사건에 대해 설명해줘)에 대해 질문하면 AI가 허구의 이야기를 지어내어 답변하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생성형 AI로 인한 환각현상을 예방하기 위해서 보건관리자는 보건의료관련 지침이나 가이드라인, 보건의료 정보에 대한 생성형 AI의 답변의 사실 여부를 반드시 확인(Cross-check)한 후 AI를 사용해야 합니다. AI가 생성한 부정확한 정보가 근로자의 건강과 직결되는 거짓 정보가 되지 않도록, 최종 검토 단계에서 원문 출처를 대조하고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② 개인정보•기밀정보 유출 위험

생성형 AI 모델에 입력하는 모든 정보는 서버에 저장되며, 향후 AI의 성능 개선을 위한 학습 데이터로 재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는 곧 내가 입력한 민감한 정보가 타인의 답변에 활용될 수 있다는 위험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국내 대기업 직원이 소스코드를 ChatGPT 프롬프트에 입력하거나, 중요한 회의 내용을 문서 파일로 변환해 업로드했다가 기업 기밀이 고스란히 AI의 학습 데이터로 흡수된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근로자의 민감한 개인 건강정보(건강검진 결과, 상담 기록 등)와 사업장 내부 기밀 자료를 취급하는 보건관리자는 특히 생성형 AI를 사용할 때 이 부분을 주의해야 합니다. AI를 활용할 때는 비공개 정보나 개인 식별이 가능한 데이터를 직접 입력하는 것을 절대 삼가야 하며, 반드시 비식별화 처리를 거치거나 가상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등 철저한 보안 의식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③ 데이터 편향과 저작권 문제

AI는 편향된 데이터로 학습될 경우 차별적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또한 AI가 생성한 이미지나 텍스트는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AI 결과물을 외부에 공개하거나 공식 자료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측면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생성형 AI는 학습된 데이터의 특성에 따라 특정 집단에 대해 차별적이거나 편향된 결과물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상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학습하기 때문에, 예를 들어 '의사는 대부분 남성'이라거나 '성공한 CEO는 남성'이라는 식의 고정관념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합니다. 보건관리자는 AI가 생성한 교육 자료나 홍보물이 특정 성별, 연령에 대해 사회적 가치에 어긋나는 편향이나 차별적인 시각을 담고 있지는 않은지 세밀하게 살펴야 합니다.
또한, AI가 만들어낸 이미지나 텍스트는 타인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할 위험이 있습니다. 현재 해외 작가들이나 게티이미지(Getty Images) 같은 업체들은 AI 기업이 자신들의 저작물을 무단 도용했다며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보건관리자가 AI 결과물을 외부 홍보물이나 공식 자료로 사용할 경우, 저작권 침해 가능성이 있을 수 있음을 반드시 인식하고 사전에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기술이 주는 편리함 뒤에 숨은 데이터의 편향성과 저작권 문제를 철저히 점검할 때, 비로소 신뢰받는 보건관리 관련 콘텐츠를 만들 수 있습니다.

04보건관리 업무에서의 생성형 AI 활용 4가지 전략

생성형 AI는 보건관리 업무 전반에 걸쳐 단순한 보조도구를 넘어서 실질적인 '디지털 파트너'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실무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4가지 사례별 활용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Case 1. 교육용 이미지 자료 개발 — ChatGPT, Gemini 활용

안전보건교육 준비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소요하게 되는 부분은 이미지를 포함한 시각 자료와 동영상 제작입니다. 특히 사업장별 안전보건교육 여건과 교육 내용에 적합한 시각 자료를 확보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릅니다. 이러한 경우 생성형 AI의 이미지 생성 기능을 활용하면 교육 목적에 부합하는 시각 자료를 효율적으로 제작할 수 있으며, 교육 자료의 완성도와 활용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근골격계 질환 예방 교육을 위한 이미지 자료를 제작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Gemini나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에 "제조업 사업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근골격계질환 예방 교육 포스터를 만들려고 하는데, 이미지 자료가 필요해. 보건관리자가 올바른 작업 자세와 스트레칭을 설명하는 장면을 중심에 넣고, 포스터 상단에는 '근육 늘리고, 건강 올리고'라는 문구가 들어가면 좋겠어. 전체적으로 안전보건교육 느낌이 났으면 좋겠고, 만화 스타일이지만 유아스럽지 않게 어른도 좋아할 스타일로 표현해줘"라고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수 초 안에 초안 이미지가 생성됩니다. 생성된 초안 이미지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프롬프트 입력을 통해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수정보완함으로써 교육 목적에 부합하는 시각 자료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오른쪽 하단에 작업 전 스트레칭 동작 3가지를 추가해줘' '허리를 잘못 굽힌 자세에는 빨간색으로 X 표시를 넣어줘' 등의 추가 수정지시를 통해 하나씩 다듬어 가면서 이미지 자료의 완성도를 높여갈 필요가 있습니다.

Case 2. 데이터 시각화 및 분석 — Claude, ChatGPT 활용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실시한 후 설문 조사 결과나 건강지표 측정 데이터를 분석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이때 단순히 수치만 나열해서 결과를 보고하기 보다는, 막대그래프나 원그래프 등의 시각 자료를 활용하여 한 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관리자에게 제시한다면 보고의 설득력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에는 SPSS와 같은 별도의 통계 프로그램 없이도 생성형 AI를 활용한 기초 통계 분석과 그래프 작성을 손쉽게 수행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복잡한 분석(IPA 분석 등)에는 Claude가 유용하며, 비교적 단순한 빈도 분석과 그래프 작성에는 ChatGPT나 Gemini가 적합합니다. 이러한 도구들은 데이터의 시각화와 분석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결과를 보다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분석 결과의 타당성과 정확성을 확인하는 과정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Case 3. 회의•교육 자료 개발 — Gemini + NotebookLM 활용

감정노동 근로자 보호 가이드라인, 뇌심혈관 질환 예방 매뉴얼 마련 등 보건관리자가 새로운 주제의 자료를 준비해야 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준비 시간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NotebookLM과 같은 생성형 AI는 보건관리자의 업무를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강력한 조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NotebookLM은 업로드한 PDF, 유튜브 링크, 웹페이지 등에서 제시한 방대한 자료를 읽고 그 내용만을 기반으로 요약•정리•브리핑 자료를 생성하는 도구입니다. 일반 생성형 AI처럼 없는 정보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제공한 자료 안에서만 답변하기 때문에 환각현상의 위험이 낮고 출처의 근거가 명확합니다. 읽어야 할 자료가 많은데 시간이 부족한 보건관리자에게 핵심 내용을 빠르게 파악하고 정리해서 자료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최적의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Case 4. 영상 교육자료 제작 — Vrew 활용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사업장이거나 짧은 건강증진 프로그램 홍보 영상이 필요한 상황에서, Vrew는 보건관리자에게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텍스트만 입력하면 AI가 자동으로 자막, 목소리, 영상 구성을 만들어주며, 자동 번역 및 다국어 자막 기능도 갖추고 있어 영어•중국어 등 다국어 교육 자료를 빠르게 제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건강증진 프로그램 성과를 공유하기 위한 3~5분 내외의 보고용 영상 제작에도 Vrew는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NotebookLM을 활용하여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Gemini로 필요한 이미지를 생성한 뒤, Vrew로 영상을 편집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서로 연결하면 전문 장비 없이도 완성도 높은 교육 영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생성형 AI의 연계 활용은 보건관리자의 콘텐츠 제작 부담을 줄이고, 건강증진 프로그램의 성과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05마치며

생성형 AI는 보건관리자의 일을 대신해주는 기술은 아닙니다. 오히려 반복적인 작업을 줄여줌으로써, 보건관리자가 자신의 전문성과 경험이 가장 필요한 영역, 즉 근로자와의 직접 상담, 건강 위험의 조기 발견, 그리고 현장 맞춤형 건강서비스 제공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디지털 파트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AI가 제시하는 결과물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반드시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보건관리자의 전문적 판단과 윤리적 책임을 더하는 과정입니다. 생성형 AI는 올바르게 사용할 때 업무의 효율성과 교육의 질을 동시에 높일 수 있지만, 최종적인 판단과 책임은 언제나 사람에게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생성형 AI를 능숙하게 활용함으로써 앞으로 더 많은 근로자에게 좀더 효율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신기술 사용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현장의 맥락 속에서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 그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보건관리자의 전문성을 한층 더 확장시키는 길이 될 것입니다.

※ 본 원고는 2026년 직업건강협회에서 주관한 “생성형 AI를 활용한 보건관리 업무” 월례특강(강의자: 하영미, 경상국립대학교 간호대학)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