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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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전문인력 확보가 안전한 일터의 핵심이다
글. 김경숙
- 직업건강협회 부회장
- 한국공항공사 본사 보건관리자
2026년 현재, 대한민국 산업현장은 유례없는 변화의 파도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산업안전이 사고 예방에 집중했다면, 현재는 ‘직업성 질병 예방’과 ‘마음 건강 관리’로 패러다임이 전환되었습니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직업성 질병’에 대한 법적 책임이 강화되면서, 사업장 내 보건관리자의 역할은 기업 리스크 관리의 핵심 보루가 되었습니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누적 질병재해자 수는 24,65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7% 증가했습니다, 이는 질병 예방을 위한 보건전문인력의 개입이 절실함을 시사합니다.
특히 질병재해자 중 67.5%는 60세 이상 고령 근로자입니다. 이렇듯 뇌심혈관질환 등 기저질환 관리가 필수적인 고령 인력의 증가로 보건관리자의 업무 부하는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더불어, 보건관리자 1인이 담당해야 할 전문 영역은 소음성 난청과 같은 전통적 직업병 외에도 밀폐공간작업 질식재해 예방관리, 화학물질 유해성 관리, 기후 위기로 인한 폭염·한파 관련 질환 관리, 근골격계질환 및 직무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질환 재해 등으로 무한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에 보건관리자 인력 확충의 필요성을 아래와 같이 강조합니다.
첫째, 질병재해는 사고재해보다 요양 기간이 길고 보상 비용이 큽니다. 보건관리자 인력이 확충되어 현장 밀착형 작업환경 상시 모니터링이 가능해지면, 직업병 발생 후의 사후 처리 비용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선제적 리스크 차단이 가능하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둘째, 현재 1인 보건관리 체제에서는 수백, 수천 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형식적인 건강검진 통보에 그치기 쉽습니다. 인력 확충을 통해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 고령 근로자 등 고위험군에 대한 1:1 상담 및 맞춤형 사후관리 밀착 케어를 실현함으로써 뇌심혈관질환 등 중대 질병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셋째, 중대재해처벌법이 요구하는 보건관리 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단순히 서류를 갖추는 것을 넘어, 현장의 유해인자를 발굴하고 개선하는 실무 인력이 필요합니다. 충분한 인력배치는 보건관리자가 행정 업무에서 벗어나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개선 대책을 수립하고 실질적인 보건관리 체계를 작동시키는 걸 가능하게 합니다.
보건관리자가 근로자 건강권 보호를 위해 전문성을 살리고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산업안전보건법상의 보건관리자 배치 기준을 사업장 인원뿐만 아니라 업종의 위험도와 작업환경의 복잡성을 반영하여 현실화해야 합니다.
먼저, 보건관리자 1인당 법적 관리 인원수를 낮추고 고위험 공정 및 고령 근로자 비중을 고려한 탄력적 선임 기준 도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늘어난 인력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 및 현장 관리 권한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더불어, 보건관리자가 계약직, 별정직이 아니라 조직 내에서 실질적인 보건 조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지위를 보장하고, 전문성에 걸맞은 처우개선이 동반되어야 우수한 인재가 산업보건 현장으로 유입될 것입니다.
산업보건의 핵심 가치는 사람이며, 그 가치를 현장에서 실현하는 주체는 보건관리자입니다. 보건관리자가 본연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적정 인력의 확보, 이것이 대한민국 산업보건의 내일을 결정할 것입니다.
보건전문인력 충원은 소모적인 비용의 지출이 아니라, 기업의 미래와 근로자의 생명을 지키는 가장 가치 있는 투자입니다. 또한 인력 충원을 통한 직업병 예방은 장기적으로 기업의 산재 비용과 대체 인력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효율적인 투자입니다.
보건전문인력 확충에 목소리를 높여 대한민국이 진정한 의미의 건강한 일터로 거듭나기를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