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31 No.5 2024 Se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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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안전’과 ‘보건’


최은숙

글. 이선자 안전정보 대표/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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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이상으로 우리나라에 상주하고 있는 외국인은 143만명 정도이다. 취업자는 92만 3천명이다. 취업자중 78.9%는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종사한다. 소규모 사업장은 상대적으로 인력·예산 부족 등으로 인해 안전관리체계 구축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외국인 근로자 사고사망자는 85명으로 전체의 10.5%에 달한다. 전체 근로자 대비 사망사고 발생 확률도 약 1.4배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외국인 근로자의 추청 사고사망만인율은 0.53‱로 내외국인을 합한 전체 근로자 사고사망만인률 0.39‱에 비해 높다.

외국인 사고사망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서툰 한국어 능력과 소규모 사업장의 부족한 안전관리가 꼽힌다. 두 번째는 여전히 안전교육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경우 국가 주도로 입국 전·후 산업안전교육을 받지만, 타 비자로 취업한 외국인은 사업주 의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앞서 지적한대로 외국인 고용 사업장의 경우 대부분 소규모이거나 영세한 사업장이기 때문에, 사업주의 안전 의식 미흡 및 여력 부족 등으로 내실 있는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정부 등 공공부문의 지원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정부도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먼저 외국인 근로자 교육 지원에 나선다. 먼저 외국인 근로자 92만명을 대상으로 산업안전교육을 확대한다. 입국 전 송출국에서 진행 중인 산업안전교육 시간을 확대하고 입국 후 산업안전교육 시간을 최소 5시간으로 의무화한다. 교육기관에서 표준화된 과정을 운영토록 커리큘럼 교재를 개발·보급한다.

체험 중심·업종 특화 산업안전 교육이 강화되고 모국어 번역, 그림 등 쉽게 이해·활용 가능한 콘텐츠를 확산해 나간다. 아울러 언어 장벽 해소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외국인 근로자 모국어로 제작된 재해예방 사례집, 비상상황 대처법 가이드, 교육 자료 등을 제작·보급한다.

지난 6월 화성시 소재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희생됐다. 이 사고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과 복지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일깨워준 ‘사건’이었다. 향후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내국인 근로자 뿐만아니라 외국인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가 더욱 관심과 지원을 쏟아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덧붙여, 외국의 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을 논하면서, 항상 아쉬웠던 부분이 ‘안전’에 비해 ‘보건’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점이다. 이는 비단 외국인 근로자에게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의료 건강 부분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내국인 근로자에 비해 취약할 수밖에 없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보건 및 건강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차대한 문제이다. 관계 당국이 외국인 근로자의 산업보건 문제에 대해서도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을 진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